브런치의 '응원하기' 문화에 대해

Jun 14. 2025

브런치작가로 31개월이 됐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썼습니다.

매일 새벽 5시 발행을 지켜왔구요.

이 모든 과정을 매달 19일 [브런치성장일지]를 기록하며 저의 브런치 역사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5주전부터 연재를 시작한 [브런치에서 놀자]는 저의 글벗이자 새벽독서의 동반자, 근아작가와 함께 씁니다. 저의 지난 31개월, 근아작가의 지난 17개월. 꽁냥꽁냥 브런치에서 함께 놀며 스스로를 키우고 글로 벗을 만들고 세상으로 한발 나아간 이야기들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1편. 브런치 작가 30개월의 소회, 근아작가와의 작당

2편. 브런치시작부터 결심하고 지금껏 지키는 5가지

3편. 정체없는 구독자 증가의 key, 브런치북 기.획.

4편. 구독자 정체를 구독자 점프로

5편. 브런치에서 인문학에세이를 쓰기 위해 훈련한 방법6

6편. 브런치글쓰기의 설득력, 가독성을 높이는 '인용'

7편. 브런치 글, 공명을 일으키는 5가지 방법

오늘은 [브런치의 '응원하기'문화에 대해]에 대해 제 경험을 풀어볼까 합니다.

저는 브런치의 [응원하기]를 지지하는 사람이며

저는 [응원하기]의 엄청난 수혜자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크게 2가지 이유때문인데요.

첫째는 개인적인 이유, 둘째는 문화적인 이유입니다.

첫째, 개인적으로 저는 '글'을 취미가 아니라 '업'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래서 글을 잘 쓰고 싶어 매일 읽고 쓰고 훈련합니다. 여러차례 글로 표현했었는데 제 나름대로 무슨무슨체.라고 명명해가며 글을 연습중입니다. 니체체, 프루스트체, 릴케체, 애덤스미스체 등등이 그러한 저만의 체입니다. 인문학의 조예가 깊지도 않은 사람이라 체계적 독서를 통해 하나의 궤를 만들어 저만의 사상체계를 구축중이기도 하구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브런치는 여전히 저의 글연마장이며 독자로부터의 신뢰를 검증받을 수 있는 장(場)이랍니다.

이런 저의 추구는 결국,

'정신의 물질화'

'이상의 현실화'

'추상의 구체화'

'관념의 형상화'인 것이죠.

좀 더 세속적인 표현을 쓰자면, '글'을 '글'답게 써서 '글'로 먹고 살 수 있는 환경까지 저를 끌어올리고 싶은 것입니다. 취미나 특기로서의 아마츄어가 아니라 전문 프로 인문학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츄어는 무언가를 할 때 돈을 내고 하지만 프로는 돈을 받고 합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습니다. 동호회에 가입해서 즐기기 위한 것을 넘어서서 프로로서 축구를 하는 이들처럼 '글'을 쓰는 프로가 되고 싶은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브런치 응원하기]는 제게

아마츄어에서 프로로의 도전을 독려했고 검증해나가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 된 것이지요.

그래서, 제가 먼저 응원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우선 '내가 원하는 그 사람'이 내가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읽었을 때 '내게 영감이나 배움을 준 글'은 소소한 금액이지만 꼭 응원을 합니다. 그저 커피한잔 대접하며 감사를 표하는 심정을 담아 응원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멋진 시로 제 영감을 깨워주는 글을 만나면 커피 한잔 대접하며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 아닐까요?

우리는 왜 책을 써서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라면서도 누군가의 정성과 정신과 에너지가 모두 담긴 글에 인사하는 것을 외면하는 것일까요? 하다 못해 아랫집 할머니가 상추 몇장을 가져다 주셔도 감사하다고, 집에 있는 맛난 사탕이라도 드시라고 인사하는 게 예의이자 마음인데 왜 누군가가 수년간 쌓아온 지식을 공짜로 받으려 하는지 저는 '글이 터부시되는' 인식을 저부터 바꾸고 싶어서 '응원하기'를 잘 활용하고 더 잘 활용하려 합니다. 이것이 두번째 '문화적 이유'입니다.

이런 문화가 지속되고 확장된다면 많은 이들이 '보이지 않는 가치'에 진심어린 마음과 선물을 보내는 행위가 보편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비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정신을 담아 '정신의 금을 손아귀의 금으로'를 쓰기도 했었지요. 아, 이 글은 브런치를 시작한지 23개월째에 접어들었을 때 약간의 비전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자 쓴 글입니다.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996

26화 내 마음과 정신의 금을 내 손아귀의 금으로

브런치 23개월째, 매일 새벽 5시 발행 | 본 매거진은 23개월전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부터 매달 기록하는 브런치성장기록일지입니다! 글만 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상적인 삶인 듯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996

이런 저의 바람때문인지 저는 소소하게 응원금을 받는 편입니다. 사실 제가 대단한 작가도 아니고 제가 아는 독자도 아닌데 거금으로 응원주실 때는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작게는 3000원에서 10,000원, 크게는 100,000원까지 응원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을 프린트해서 벽에 붙여놓고 싶은데 거저 가져가면 안될 것 같다며, 정말 힘든 마음이었는데 이유를 알았다시며,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해답을 얻었다며...거금을 주신 분들께는 어떻게든 되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만 브런치작가가 아닌 독자분들이 많으셔서 되돌려드리는 길은 지속적으로 글을 정성껏 쓰는 것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전 응원금도 받고 글도 더 정성껏 써야 하는 엄청난 수혜를 얻은 사람이죠. (혹 이 지면을 보고 게신다면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덕분에 제가 여전히 오늘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더 큰 수혜는 '정신에, 가치에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를 바라는 저인데 제가 바라는 문화가 이렇게 '가치'를 아는 분들로 인해 만들어질 것 같으니 이보다 더 큰 감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아, 저는 한달에 평균 50여만원 정도 응원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만 이 금액이 제게는 상당히 큰데 보편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글을 파는, 그런 플랫폼들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제게도 여러차례 제안이 왔었고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제 글을 원하기도 해서 재능기부삼아 몇편 무료로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묘하지만 감이 조금 다른, 그러니까 '정신이 물질화'되는 진정성과는 거리가 먼, 그저 '글을 파는'행위만이 느껴지는 그러한 플랫폼에는 제가 글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 플랫폼의 특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 여러편 글을 올리기도 했고 꽤 쏠쏠하게 입금도 되었지만 현재는 브런치에만 집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