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글을 올렸을 때는 그 쪽에, 시골생활의 리얼일상을 올렸을 땐 또 그 쪽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글을 썼을 때엔 또 그 쪽으로 관심있는 분들께서, 지금 이 글처럼 '브런치의 작가'로서의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또 이렇게 다양한 덧글과 의견, 제안메일들을 주십니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소중하고 너무 재미나고 너무 가치있는데

간혹 절 곤란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 덧글 - 신경쓸 필요없는 악플

저는 악플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단 1번 말도 안되는 악플이 몇백개씩 계속 달린 적은 있습니다. 몇십개가 아니라 몇백개입니다. 이상한 사람이죠. 그냥 한단어로 된 욕만 몇십개를 달아놓는, 상대조차 할 필요없는 악풀입니다. 그래도 짜증은 났었습니다. 하지만, 대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삭제, 차단. 끝!

차단해도 또 다른 아이디로 들어와 그 짓(?)을 하더라구요.

이럴 땐....

응징을 합니다!!!

그냥 가만히 냅두는 것이죠.

제일 무서운 건 무관심이니까요.

지쳐서 관둘 때까지 기다렸다가 삭제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누구냐하며 찾고 신고하고 이런 경로로 들어온단다 뭐 이렇게 알아들 보시거나

너무 스트레스받는다고 글을 안 쓰시거나(이건 정말 이해불가)

당분간 잠잠해질 때까지 쉰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알아본들 그들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어서 신경쓰지 않고 무관심으로만 반응했습니다. 그들을 향한 에너지는 쓰지 않습니다. 원리대로죠. '관심가는 쪽이 힘을 키운다.' 그래서 무관심. 어쩌면 그들의 힘을 쪽쪽 빼버리는 가장 강력한 응징이죠.

이런 경우요? 2~3번 정도요.

34개월째인데 2~3번의 악플이면 뭐,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할 수 있지요.

2. 덧글 - 가치관이 다른 덧글

저는 종교나 정치와 같은 분야에는 함구합니다. 이는 자신만의 가치관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논쟁하는 것만큼 의미없는 것은 없다고 여깁니다. 마음이 아무리 상했다 하더라도 굳이 덧글로 대립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저는 천주교신자입니다. 제 글에 제 종교에 대해 거론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성당에 간다는 표현도 하고 미사중에 눈물이 났다고도 표현합니다.

그런데 그 글의 주제가 종교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굳이 덧글로 종교에 대한 자기의견을 쓰는 분도 계십니다. 제게 관심을 주신 것이니 감사하지요. 속으로 살짝 '왜 이러지?' 싶을 때도 있었지만 저의 답글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제 글은 이러이러한 이야기를 담고자 한 것입니다. 작가님께 제 글의 의도가 잘 전달되길 바랍니다. 읽고 덧글도 주시니 감사합니다.'정도로 정.중.하게 적습니다. 왜 정중하게 적냐면. 글은 그 사람의 감정이 그대로 투영되기 때문에 살짝이라도 제 속내가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정중하게, 딱 해야 할 말씀을 진심으로 드리는 것입니다.

정말 해야할 말은 '제 글의 의도를 잘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니까요.

3. 덧글 - 한편의 글과 같은 덧글

제일 어려운 경우입니다. 덧글이 덧글이 아니라 한편의 글같은 덧글이 있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한 덧글이죠. 하지만 제가 그 글에 덧글을 달 때는 난감합니다. 글의 내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너무 감사한 긴 덧글에는 제가 감사를 담기가 너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해 어떻게 덧글로 제 마음을 전해야 할 지 몰라 난감하구요, 반면 덧글의 내용이 제 글에 대해서 가르치시는, 조언하시는 글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엔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조언이 간섭같이 느껴질 때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그렇게 시간을 내어 정성껏 긴 글을 적지는 않지요. 그래서 긴 덧글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이라 할지라도 진심으로 덧글을 올립니다.

4. 제안하기 메일로 개인적 호감을 거론할 때

제안 메일을 자주 받습니다. 이 중 상당수는 독자들인데요. 독자의 경우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거나 개인적인 궁금증들을 물으시고 나머지는 출간관련이나 유투버들의 출연제안, 그리고 기고관련 메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여러번, 개인적인 관심으로 제 취향을 묻거나 개인적 친분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땐 당연히 상식선에서 정중하게 거절의사를 밝힙니다. 사적인 만남은, 게다가 단 둘이 만나는 것은 글쎄요... 그런 호감은 결코 반갑지 않은 것이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밖에 할 게 없기에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힙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더 이상 쓸거리가 없는 것은 제가 브런치를 글연마장이라 규정지어서 그런지 글을 쓰는 것외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아서인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좋지 않은 경험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좋은 경험만 가득한 것을 새삼 또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길러졌구요.

매일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가 여럿 오셨구요.

매일 쓴 글로 책을 출간했구요.

매일 쓴 글 가운데 어떤 글로 인해 귀한, 너무나 소중한 인연도 맺어졌구요.

매일 쓴 글로 인해 시간도, 사람도, 관계도 모두가 재편되었습니다. 군.집. 모든 것이 군집되네요.

매일 글 하나 집중했을 뿐인데 삶이 통째로 바뀐 것이라고도 할 수 있구요....

매일 쓴 글은 삶이 되어 있는 기적이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매일 글을 제가 쓴 줄 알았는데

매일 글이 저를 키워냈습니다.

마인드, 관점, 감정재건, 감각오픈, 영혼의 자극, 시간군집, 정신의 메스 등등등... 저만의 단어를 창조하며 글쓰는 이들에게 나름의 영향도 미치는 것 같구요....

결국, 브런치는 내 글과 독자들의 만남의 장소인 것입니다. 글로 저의 주장이나 의견을 전하고 이에 대해 독자들의 소중한 피드백을 받고 웃으며 소통하는, 저는 브런치가 참 좋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단 1번, 사정상 의도적으로 덧글을 보지 않았던, 그 1일을 빼고는 하루를 넘겨서 답글을 올린 적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당일 글에 대한 피드백은 당일 안에 꼭 답글을 올려드립니다. 물론, 저녁 늦게 제가 잠들었을 때 올라온 덧글에 대해서는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 바로 답글을 올려드리구요. 혹여 제가 기억하지 못하거나 실수로 빠뜨린 경우도 있을지 모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