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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외면인가, 수준의 반란인가,
알고리즘의 장난인가

by 지담

독자의 외면인가

* 오늘은 매달 18 or 19일 발행하는 [브런치 성장일지]의 발행일입니다.

한달간 '브런치'를 중심으로 한 나만의 '글', 그리고 '이성'의 역사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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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도 매일 썼다.

조금 시간이 빗나가긴 했지만 새벽 5시 발행도 매일 지켜왔다.

하지만,

고뇌가 깊다.


워낙에 생각이 없고 그저 흐름대로 따라가는 사람인데 순간순간 깊이 들어가는 고뇌가... 아니, 그저 깊은 곳에서 툭 치고 올라오는 고뇌가 몇주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나는 올라오는 고뇌를 탁 쳐버린다. 그냥 내 속에 지금 이런 고뇌가 있구나. 그런데 어쩌라구? 하며 말이다.


브런치 3년이 지나며 최고의 추락을 경험중이다.

독자가 5천이 될 때까지 구독자는 매달 최소 1~200명 가량 증가했었고

라이킷은 2~300은 웃돌았다.

그렇게 5개월에 구독자 1천, 2.5년에 구독자 5천까지 상승그래프였다.


하지만,

구독자 5천이 지난 몇달간 구독자 증가율은 서서히 줄어들어 1달에 몇십명, 라이킷은 100미만이다.

물론 구독자는 증가했지만 이런 저속은 처음이다.

그래, 이게 뭐라고? 외면해버리듯 탁! 고뇌를 쳐버리지만

깊은 곳에서의 고뇌는 '그게 아니라!'하며 내게 자꾸만 달라붙어 '자기를 보라고' 명령한다.


독자의 외면인가

수준의 반란인가

알고리즘의 장난인가


글을 매일 쓴 지 3년이 지났다. 1만시간의 법칙을 넘어섰고 여전히 난 글 속에 파묻혀 산다. 책도 출간했고 이제 브런치에서 만난 글벗들의 출간을 지원하며 그들과 나란히 손잡고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몰락에 가까운 상황은

지난 3년간 브런치에서 고속(?)성장한 현상에 대한 배후에 숨겨둔 신의 패(주1)인가?

편향에 의해 실험에서 제거된 걸러진 자(주2)를 증명한 셈인가?

여전히 내가 풀지 못하는 숙제를 내고선 나를 예의주시하는 신의 테스트인가?

글을 깊게 쓰고자, 그간 1천여개가 넘는 글을 정리하고자 하는 나의 의도된 글이 브런치라는 공간을 점령중인 독자와 어울리지 않는 수준과 결인가?

남들이 말하는 5천명이 넘으면 정체가 된다는 알고리즘의 장난에 걸려든 것인가?


아니면,

내 글에 후진 사념의 때가 묻어버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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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알 수 없고,

풀 수 없는 난제앞에서는

'모호성'을 '추측'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위에 언급한 모든 부분이 다 들어 맞는다.


첫째, 구독자 1천, 2천, 3천을 향해 갈 때는 알고리즘이 미친듯이 내 글을 띄우고 어딘지 모를 곳에서 독자들이 하루에도 수십명 등장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1천을 넘긴 작가들은 알 것이다. 누군가가 마구 밀어올리듯 매일 구독자들이 증가했던 사실을. 5천이 넘으면 일명 '잡아놓은 물고기'신세여서 더 이상 카카오에서는 잡아놓은 물고기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속설이 내게도 해당된다고 추.측할 뿐이다.


둘째, 순진무구하게 '글'의 '질'을 추구하는, 그 어떤 묘수도, 실력도 없는 내가 바닥부터 지난 3년간 일궈온 것들을 무상으로 모두 내놓겠다. 어떻게 매일 글을 썼는지, 그간 글을 쓰게 한 동력은 뭔지, 글의 미래는, 글이 책이 되는 과정은... 이 모두를 그냥 내놓겠다는 순진하기 그지 없는 의도가 일명 속된 말로 '책장사하기 위해 글쓰는' 사람으로 외면당한 것인가.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뭔가 도대체!

아직 덜 여문 과일이 세상에 나가겠다는 건방진 교만이었나.

오르막이 있으면 당연히 내리막이 존재하는 사실이 나만 피해가길 바라는 안이였나.

글을 양적으로 쌓아 왔음에도 질적으로 상승시키지 못한 나의 부족이었나.

글에 이리 정성을 쏟으니 내 글이 가야할 곳은 이제 여기가 아니라 다른 곳이라는 신호인가.

영적으로 충만한 맑은 어린아이의 눈을 지닌 좁은 길로의 진입인가.

이렇게 집중하던 곳을 떨굴 정도로 내 꿈이 가속으로 달린다는 반증인가.


또 하나의 추측이 남아 있다.

지난 3년여간 브런치는 나의 '글연마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달 들어서며 브런치를 '강의용 교재?'로 살짝 컨셉을 바꾸었다. '글연마장.'으로 규정짓고 늘 연습만 하니까 글이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인가. 싶어서 여기에 의지를 담아 브런치글은 지금껏 수년째 진행하는 [태양마중] 북클럽의 동반자들을 위한 교재용으로, 그러니까 강의에 보탬이 되고자 써야겠다 싶었는데 이 발상이 오만이었나. 싶은 것이다.


추측은 여기까지.

추측은 추측일뿐.

내 알바가 전혀 없으니 그냥 내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엄마의 유산'을 출간하고 이어 계승프로젝트로 8/23일 위대한 시간을 개최했고 그렇게 함께 모인 작가들은 공저자에서 개인저자가 되기 위해 이번 11/15일 인문학 show를 준비하며 써넣은 글이 좋다면 책을 쓰자,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자. 글에 자신을 내건 이들을 위한 도모, 수작, 작당을 해보기로 했다.


지난 1월 만난 작가들은 지금껏 아주 깊은 글벗으로 함께 책과 글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짧은 에세이를 쓰고 그것들을 모아 이제 자신의 첫 책을 출간한다. 내 지난 과정 모든 것을 고스란히 내어놓고 오로지 자신이 품은 꿈이 길을 내도록 나의 즙까지 짜내고 있다. 무상으로, 모든 정성을 쏟는 내가 이상할 정도로 이 일의 가치가 크다. 그리고 함께 하는 모든 분들께 이런 정성이 닿았다고 여긴다.


그리고 우린

'우리같은 작가들이 많을테니 더 모시자'라며

11/15일 작은 장을 마련할 뿐이다.


혹 누군가는 브런치를 이용한 책팔이라고 손가락질을 하고 외면할지도 모른다.

물론, 이 여파로 구독자 증가가 더디고 빠져나가는 이유도 분명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뚜껑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과거의 인식과 주관으로밖에 판단하지 못하는 경향을 누구나 지니고 있으니...


나는 나와,

나를 믿으면서 함께 하는 작가님들의 글을, 책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알리고 싶다.

그들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우리의 성공이 곧 문화가 될 것이니까...

가치있는 성공, 평범한 이들의 성공이야말로 진정 누군가에게 실천적 힘으로 닿을 테니까.


브런치에 이렇게 글을 쓰면 구독자가 빠질텐데... 라는 우려없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나도 충분히 안다. 그런데... 내 역할이 그렇다. 내 구독자가 빠지고, 내 글을 쓸 시간이 줄었지만 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집중도를 높이면 되고 진정한 구독자를 만날 수 있는 좁은 길을 헤칠 능력이 배양되는 것이니까.


늘 글에, 혀에 수없이 담았던.

'나부터, 나여야, 나니까'

할 수 있는,

해내야 하는 구간에

내가 온 것이니

그냥 뚜벅뚜벅...

가면 된다.


모든 사실은 증명이다.

구독자 5천이 넘으면 잡아놓은 물고기가 된다는 것도.

책을 쓰자, 라고 하면 뭔 뒷수작이 있는 것 아닌가.라는 보편의 인식도


하지만 무엇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온다는 사실도.

과잉은 결핍보다 무섭다는 사실도.

양적 축적은 질적인 승화를 원한다는 사실도.

집중하는 쪽이 분명 커진다는 사실도.


나는

나를,

글벗들을,

그리고 무엇보다

글의 힘을,

옳은 뜻은 길을 낸다는 사실까지

믿어보기로 한다.


그렇게.

오늘도 쓴다.

신은 분명 이 다음의 패도 쥐고 계실테니.......................


주1> 그리스철학자열전, 디오게네스, 동서문화사

주2> 니콜라스나심탈레브(블랙스완)는 실패자, 나아가 무덤에 묻힌 자들도 우리가 익히 성공자의 특성이라고 일컫는 낙관적이고 용기있고 두려워하지 않는 ‘따위 것’들은 다 지니고 있다며 파올료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등장해 모두를 흥분시켰던 ‘초심자의 행운’까지 논리적으로 반박했다. 이미 수많은 편향에 의해 초심자들은 실험에서 제거되었기 때문에 초심자는 진짜 초자가 아니라 일정 정도 걸러진 자들인 것이다.



지난 7년, 매일 새벽 읽고

지난 3년 매일 읽고 써내려간 시간들...

이렇게 글이 책으로 만들어진 모든 과정을 작가님들과 나눕니다...

브런치 글을 자기 자신의 인문학에세이로!


# 신청은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1gNX7wQZ2kP1lv_ykYHGS9H6NH0FvNjmhnKZQBx7AIko/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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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담연재]

월 5:00a.m. [짧은 깊이]

화 5:00a.m. [엄마의 유산]

수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목 5:00a.m. [짧은 깊이]

금 5:00a.m. [나는 시골에 삽니다.]

토 5:00a.m. [삶, 사유, 새벽, 그리고 독서]

일 5:00a.m.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


수준의 반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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