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안)하는 자녀를 둔 부모 필독!-17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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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말씀드린대로 몇편에 걸쳐서 여러분에게 자녀를 지혜롭게 키우기 위해 부모에게 꼭 필요한 지식의 기본이 되는 이론 몇가지를 소개해드릴 것입니다. 우선, 지혜균형이론(A Balance Theory of Wisdom)과 SSWB 모델, DIKW모델을 알려드릴 것인데요. 지난 시간들에 이어 오늘은 지혜균형이론(A Balance Theory of Wisdom) 을 보충할 수 있는 글로 이어가겠습니다. 혹시 지난 시간 글들을 아직 읽지 못하신 분은 위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차례대로 읽으신 후 오늘 글을 읽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 지난 시간까지의 글을 통해 스턴버그의 지혜란 한마디로 균형임을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저는 이에 대한 조금 더 깊이 있는 이해를 돕고자 간단하게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을 짚어보려 합니다.
지혜의 개념을 분석한 최초의 기록은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들과의 대화에 담겨 있습니다. 플라톤이 저술한 <대화편> 또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어보시면 소크라테스가 언급하는 지혜란 대립된 개념을 모두 포용하는 중용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B.C. 399년 사형을 앞둔 소크라테스에게 제자들이 찾아와 나눈 삶의 쾌락과 죽음의 고통에 대한 대화를 잠깐 읽어보시지요.
"쾌락이란 참 이상야릇한거야. 고통이라고 하면 그 반대것으로 생각하는데 둘의 관계도 묘하단 말이야. 이 두 가지는 한 사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법은 없으면서도 그 중 하나를 추구하여 얻으면 대체로 반드시 다른 하나도 얻게 마련이야."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모두 취할 수는 없지만 연속적으로 모두 수용할 수 밖에 없는, 대립과 모순을 포용하는 것. 바로 소크라테스의 중용입니다.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중용사상을 단 한 마디로 반영한 문장이 바로,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시는 '너 자신을 알라'인데요. 이 말의 깊은 속내를 모두 이해한다는 것은 제 사고로는 죽을 때까지 어렵겠지만 이 말은 '네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라'는 정도로 해석하려 합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고파고 또 파다보면 새로운 탐구와 지식의 세계로 진입하게 되고 이는 기존의 지식과 융합되어 전혀 다른 판단으로 나를 이끌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전체의 시각에서 순간을 바라보고, 모두의 관점에서 나를 먼저 성찰하게 이끈 철학자입니다. 그가 제게 저의 자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도록 도와준 명언은 바로 이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것, 모두에게서 배우고
평범한 사람은 타인의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어리석은 사람은 모든 답을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을 제 삶에 적용하는 순간부터 저는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스스로 다짐하는 말들이 생겼는데요. '다 안다. 엄마가 알아서 할께.', '네가 무슨 말 하는지 다 안다.', '안봐도 안다' 와 같은 말들입니다. 제가 뭔데 저보다 더 큰, 더 순수한, 더 본질에 가까운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남발했을까요? 안다고 하는 순간, 아이의 세상으로 향하는 모든 문들은 다 닫혔을 겁니다. 결국, 아이와 세상의 다리역할을 커녕 그 다리도 끊어버리는 존재가 엄마였던 것이지요. 엄마의 무지가 아이를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했던 겁니다.
사소한 말한마디. 결코 무시하면 안돼요. 말은 세상으로 나가는 순간, 자체의 힘으로 자기 에너지를 모아서 다시 나갔던 그 곳으로 돌아오거든요. 제가 아이에게 '다 안다'라고 해버렸으니 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지른 것이란 말입니까? 다행히 아이들이 어릴 때 이 같은 저의 무능을 깨닫고 그러한 말을 (제 기억속에서) 하지 않았기에 우리 아이들의 독창성과 독립성은 나름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했냐구요?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네 생각은 어때?' 라든가 '엄마는 잘 몰라. 네가 알려줘'라든가 '엄마생각은 (이렇거든). 근데 이건 엄마 생각일 뿐. 참고만 하렴' 과 같이 대화를 바꿨지요. 아이는 그 때부터 신나게 자기 이야기를 마구 쏟아냅니다. 그 때마다 저는 '안다'는 표현으로 아이의 사고를 닫아버린 과거의 그 것까지 끄집어내어지길 바라면서 더더더더 아이의 내면을 열게 하려 애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여하튼, 소크라테스의 이러한 지혜의 원리를 더 체계화시킨 철학자는 아리스토텔레스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지혜원리를 중용으로 표현하였는데 너무나 쉽게 언급한 부분만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가령, 양극을 각각 2와 10이라고 할 때 가운데는 6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용은 그런 것이 아니지요. 5나 7이어도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즉, 중용이란 정중앙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파악한 상태에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판단하는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소크라테스가 대립된 모순을 순차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파한 중용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전체에서의 맥략을 이해하고 모든 관점을 고려한 선택과 적용이라고 논증한 중용이 곧 스턴버그가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언급한 '균형'이라는 개념임을 이해하시겠습니까? 바로 이 맥을 따라 저는 경영학에서 '경영인의 지혜'를 연구하게 되었고 경영인의 지혜란 곧 중용, 균형의 마인드와 같은 개념임을 검증해낸 것이지요. 기업의 리더, 책임자가 지녀야 할 가장 우선의 사고는 중용적 사고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가정의 리더, 부모 역시 이러한 마인드가 우선이어야 합니다. 또한 중용, 즉 지혜를 얻기 위한 구성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오픈마인드셋인 것입니다.
* 오늘까지 3주에 걸쳐 '지혜균형이론'에 대한 개념을 설명드렸습니다.
이에 대한 숙지를 하신 후 다음주 18편에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 지능과 지혜의 유일한 차이, 균형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시는 분은 소크라테스와 공자의 '중용', 뤼디거달케의 '운명의 법칙', 랄프왈도에머슨의 '보상의 법칙'등을 꾸준히 읽어보시고 깨우쳐보시기를 권합니다. 혼자서 어려우시면 아래의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으며 배워가면 되십니다.
* 플라톤의 대화편, 플라톤, 2008, 최명관 역, 도서출판 창
[부모를 위한 독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