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과 '집착'에 대한 소고
나는 남들이 사소하다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왜 그리 깐깐하냐고 하는 그런 하.찮.은. 것들의 중요함에 집착한다. 아니, 집착하게 되어버렸다. 분명한 사실(그래, 이것은 사실이다.) 하나는 작은 것이 큰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나에게서 사소하다는 이유로 하찮게 취급받던 것들은 정말 사소하기 그지없는 것들이지만, 이 사소한 것에 대한 나의 집착이 가히 놀랍지만, 사소한 이 것들이 결코 사소하게 취급받지 않을 인생을 내게 가져다주고 있어서 더 이상 사소하지 않아졌다.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뭔가 강탈당한 느낌.
이부자리를 정리하지 않으면 하루가 엉킬 것 같은 느낌.
책을 한줄이라도 읽지 않으면 정신이 망가지는 느낌.
매일 새벽 5시 올릴 브런치글을 쓰지 않으면 나의 재산이 탕진되는 느낌.
가글할 때 정수기물로 하지 않으면 미각을 잃을 듯한 느낌.
무언가를 만지고서 손을 씻지 않으면 검은 점이 생길 듯한 느낌.
어떤 문장을 만났을 때 줄을 긋지 않으면 책에서 글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면 위선자가 된 느낌.
만보를 걷지 않으면 자다가 밤에 쥐가 날 것 같은 느낌.
새로운 음식을 하나라도 해서 밥을 먹고 먹이지 않으면 괜히 누군가에게 혼날 듯한 느낌.
내가 앉았다 일어난 자리가 흐트러져 있으면 앉아서 집중한 그것이 흐트러질 듯한 느낌.
옳지 않은 말(착하다고 착각을 일으키는 말)을 하면 그 말의 화살에 내가 당할 것 같은 느낌.
오늘 스스로 할당한, 지금 해야할 것을 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을 듯한 느낌.
새벽에 일어나고,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책한줄 읽고, 글한줄쓰고, 가글하고, 만보걷고, 새로운 반찬 하나 하고, 의자를 밀어넣고 식탁, 테이블, 책상위, 씽크대정리를 미루지 않고... 정말 굳이 하지 않아도, 한번쯤 하지 않아도, 이번만 하지 않아도,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말 그대로 소소한 것들이다. 중요한 일들로 인해 뒤로 밀릴법한, 하든 안하든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그런 사소한 행위들이다. 또, 한다고 표도 안나는.
하지만 내가 나에게 주입한 강박이 나는 좋다.
이 강박의 대가에 비해 과하게 보상받는 '느낌' 때문이리라.
대개 '강박'을 좋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습관'은 '강박'없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있어, 자신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강박'은 '계기'가 되고 '습관'이 되며
'의식(儀式, ceremony)'으로 혼이 더해져
'의식(意識, consciousness)으로 자리잡는다.
가글하는 게 의식이라고? 그렇다. 앤서니로빈슨이 매일 '찬물샤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책한줄이라도 읽는 게 의식이라고? 그렇다. 앨런머스크가 하루 3시간 독서를 철저히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한줄이라도 적는 게 의식이라고? 그렇다. 아놀드슈왈제네거가 매일 하는 5분명상과 마찬가지다.
이부자리정돈이 의식이라고? 그렇다. 조던피터슨이 성공하려면 이부자리부터 정리하라 한 것과 마찬가지다.
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드는 게 의식이라고? 그렇다. 아우렐리우스가 미물도 자기 할 일 한다고 말한 것과 마찬가지다.
의자를 밀어넣는 게 의식이라고? 그렇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절제를 제일의 덕으로 삼은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사소한 것이 인생을 바꾼다는 것이 논리의 비약일까? 철학의 과장된 실천일까? 성인의 가르침에 대한 표피적 행위일까? 분명하게 말하지만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1+1=2라는 공식이 내게서 물러나버린 지 오래다. 하나의 작은 행위는 그저 행위일 뿐이라는 어리석은 발상은 이제 내게 없다. 나의 하루하루의 행위가 쌓여 믿음으로, 확신으로 굳어진 것이겠지. 1+1=무한대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사소한 습관의 가치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며 더 놀랍게도 효율적이다. 투자대비 효과가 엄청나다는 의미다. 이부자리 정리? 하나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이 하나를 매일 해냄으로써 받게 되는 보상은 상상초월이다. 한글만 알면 할 수 있는 독서? 하나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쉬운 것이 매일 쌓여 가공할 위력을 가진다.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매일 하는 것이 어렵다고 다들 말하지만,
천만에!
양치질. 어렵나? 하나도 안 어렵다. 하루라도 안하면 어떤가? 음. 때론 괜찮은 이들도 있지만 대다수는 아이고, 큰일날 소리다. 여성들에게 하이힐은? 처음엔 부자연스러웠지만 지금은 힐을 신고 뛰기까지 한다! 사소한 것이 매일 축적되어 습관이 되게 하는 것은 '매일, 그것을. 그냥. 하는' 반복의 힘에 의해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되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안되는 지경으로 날 몰고간다.
자, 그렇다면 시간이 많이 걸려서 힘든 것인가? 솔직히 하루에 걱정이나 고민하는 시간을 모아보면 이보다 많을 것이다. 일어나지 않을 것에 대한 걱정에도 그리 많은 시간 애를 쓰면서 책읽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면 아.. 이건 좀 모순인 듯하다.
사소한 것의 엄청난 위력은 지난 글(아래 링크 참조)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도 모르게 나에게서 튀어나올 잠재력의 길을 닦아주는 행위다.
매일 이부자리를 정리하는 것이 내 잠재력이 세상으로 나올 길의 쓰레기를 치워주는 행위이며
책을 매일 읽는 것은 내 잠재력이 나오는 길을 더 반들거리게 기름칠하는 것이다.
글을 매일 쓰는 행위는 내 잠재력이 나오는 터널의 빛을 밝히는 것이며
만보를 매일 하는 행위는 내 잠재력이 나오는 속도를 가속화시키는 페달을 밟는 것이며
오늘 해야할 모든 것을 미루지 않는 것은 이정표대로 가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신호다.
그리고,
이 사소한 것들이 1+1=2가 아니라 무한대가 되기 위해 연합하는 순간,
나의 잠재력이 나오는 길에 레드카펫이 깔리게 된다!
레드카펫!
내가 가야할 나의 길에 레드카펫이라...
캬....
사소하게 취급되는 것들이
레드카펫으로 승화된다....
실패하는, 가난한 마인드의 사람은 쓸데없다 치부하는 일들로 인해 쓸모없는 일에 치여 산다.
성공하는, 부자의 마인드의 사람은 쓸데없다 치부하는 일을 미리 해치움으로써 쓸모있는 일로 삶을 보낸다.
나는 후자가 되고 싶다.
나로써 살고 나의 잉여를 통해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이유로,
나는 나의 사소한 강박을 존중한다.
* 아래 글은 매일의 사소한 축적의 놀라운 결과를 나름 물질로 환산해본 글입니다.
https://brunch.co.kr/@fd2810bf17474ff/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