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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경호 Oct 18. 2024

나가며

드디어, 안산 시민 서른일곱 명으로 구성된 ‘안산 백두대간 종주 클럽’이 백두대간 종주에 나섰다. 중산리를 통해 지리산에 들어섰을 때 밝은 별이 보였는데, 천왕봉에 발을 내디뎠을 때는 진눈깨비가 내렸고, 거센 바람이 불었다. 장터목에서 세석산장으로 가는 도중에는 비가 내렸고, 눈이 쌓여 등산화가 질척거렸다. 벽소령 가는 길에서는 우박을 만났다. 등산화가 젖어 발가락에 물집이 생겼고,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선두를 쫓아가느라 허둥댔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16시간을 걸어 첫 구간을 완주했다.     

백두대간 종주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른다섯 구간으로 나누어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등반하기로 했으나, 첫 구간을 함께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나오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 안산에서 산을 탄다는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산악 대장들이 모여들었다. 나는 그들의 발걸음을 쫓아가지 못하고 늘 후미에서 걸었다.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발을 접질려 백두대간 종주를 포기하려고 했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우고 손을 잡아 준 조력자가 있었다. 이장신은 나에게 조력자였고, 나는 이장신의 조력자였다. 백두대간 종주는 몸과 마음의 도전이었다. 나무에 긁히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으며, 무더위와 갈증, 폭우, 눈과 비가 내려앉은 로프에 매달리며 걸었다. 겨울철에는 아이젠을 착용하고도 바위에서 다리가 후들거렸다.      

나는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하면서 느낀 생각을 적었고, 산을 타기 시작한 지 3년 만인 11월,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인 진부령으로 내려서며 종주를 마쳤다. 가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내 삶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백두대간 종주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 지리산 천왕봉부터 설악산 진부령까지 690킬로미터의 산길을 걸으며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이 여정은 나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단련시켰다. 종주를 하면서 겪은 어려움들은 나에게 산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해주었다.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후, 나는 다시금 삶의 의욕을 찾았다. 산행을 통해 얻은 건강과 정신적 성장은 나에게 큰 자산이 되었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산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해서 산을 오르며 내 삶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이다.      

십여 년이 흐른 후, 백두대간 종주 산행기를 다시 읽어보니 고뇌와 고통 속에 있던 젊은 날의 내가 담겨 있었다. 시간은 흘러도 기록은 남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것을 느낀다.     

『하늘길을 걷는 사람들』은 3년 동안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기록한 글이다.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며, 산행하면서 경험한 이야기와 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도움이 된 책들과 강의     

『혼불』 최명희의 장편소설

『토지』 박경리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조정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경청』 조신영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 역입니다.』 (작가 모임, 실천문학사)

『남부군』 이태

『71일간의 백두대간』 길춘일

『여행 가방』 박완서

『무소유』, 『오두막 편지』, 『물소리 바람 소리』,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검은 고독 흰 고독』 라인홀트 매스너

『백두대간 하늘길에 서다』 (최창남. 2009.12.14. 애플북스

『2020 대한민국, 다음 십 년을 상상하라!』

『정의는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투탕카멘』 크리스티앙 자크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앤디 앤드루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하얀 능선에 서면』 남난희

『혼魂 창創 통通』 이지훈

『세계 축제 경영』 김춘식

『대학연의』 진덕수

『조선의 힘』 오항녕

『폰더 씨의 위대한 결정』 앤디 앤드루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상도』 최인호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고향』 루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원칙의 힘』 링컨 

『대통령의 독서법』 최진

내 인생의 사용 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김홍신 

『한계를 껴안다. 닉 부이치치의 허그』 닉 부이치치

『아무도 네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필립 체스터 필드

『자유언론』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도가니』 공지영

『ping』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 웅진윙스. 2006.

『분노의 포도』 스타인벡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전태일 기념관 건립위원회 엮음. 돌베개)

전태일 평전』 조영래 

『작은 책』 안건모(발행인) <내 인생과 글쓰기> 하종강 

<삶이 비치는 창>

<이소선의 80년, 살아온 이야기> 오도엽, 경향신문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핀다면』 이재무 시인의 시집

시 <산을 오르며> 도종환 

시 <전태일> 정호승 

시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성공회대학교 고병헌 교수의 인문학 강의

성포도서관 강좌 명로진 탤렌트, 작가의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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