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26.(목) @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진주대첩 한판승부”, 제90회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2025.6.26.(목) @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지난 2025년 6월에 제90회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로 “진주대첩 한판승부”가 경상남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전국의 쟁쟁하신 국악 대장들께서 진주에 모여 한판 놀아보는 광경을 보게 되어 기뻤다. 이날 연주회에는 아쟁, 태평소, 해금, 대금, 거문고 연주자들이 관현악단과 협연으로 공연이 이루어졌다. 소아쟁에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아쟁 수석이신 이신애, 태평소에는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이신 김경수, 해금에는 KBS 국악관현악단 수석이신 안은경, 대금에는 청주시립국악단 수석 이창훈, 거문고에는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수석이신 김수민 연주자가 주인공이었다. 관현악단과 함께 경연을 빙자하여 한 판 놀아보는 무대였다.
거문고 협주곡 “비상”
거문고 하면 느릿하고 무게감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아! 생소하고 계속 생각나는 연주였다. 빠르고 정확하게 질주하는 손놀림은 마치 먹잇감을 향해 달려오는 상어 같았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듯한 속도감은 독수리를 떠올리게 했다. 어쩔 땐 여리여리하게 지친 듯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폭발적으로 솟구친다. 거문고에게 포효하는 것 같았다.
연주는 때론 조용히 어루만지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감정을 끝까지 몰아붙인다. 서늘함, 소름, 순간순간 숨을 멎게 했다. 작곡자가 궁금해졌다. 거문고를 위한 곡을 작곡하는 작곡자들도 궁금해졌다. 거문고 독주곡 “비상”의 작곡자는 신주연이다. 이 곡은 2008년 세종문화회관 주최 서울시 국악관현악단 대회에서 입상한 곡이고, 제288회 정기연주회에서도 발표되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곡이다. 곡 해설에 따르면 갈등의 절제를 표현하면서, 관현악 편성의 협주곡으로 미세한 감정의 갈등과 그 갈등을 이겨내고 비상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했다.
이 곡은 우리 거문고 지도 선생님이신 진주시립국악관현악단 거문고 수석 김수민 연주자께서 연주하셨다. 무대에서 직접 연주하시는 모습을 처음 보았는데, 너무 멋져서 사실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비유하자면 마치, 세계적 거장 정경화에게 바이올린으로 학교종이 땡땡땡을 10년 넘게 배우고 있는 느낌이랄까. 우리를 가르치고 기다려주는 그 정성과 마음, 그래서 우리 같은 일반인도 음악을 조금이나마 곁에 두게 해 주신데 대해 너무 감사하다.
다양한 국악
국악 연주곡에는 전통 국악도 있지만, 다양하게 펼쳐진다. 예를 들어, 국악 악기로 재즈를 연주하는 재즈 밴드 프렐류드(Prelude), 현대 느낌을 전통적으로 표현하는 국악 퓨전 그룹 고래야, 현대음악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는 KARDI 락밴드의 거문고 박다울 등이 있다. 여기에 덧붙여 거문고곡 “비상”도 악기의 맛을 멋들어지게 살리는 현대 국악 작품으로, 강한 내적 서사와 예술성을 모두 가진 작품이라 느껴졌다. 대중문화에서, 관현악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고, 쌓아 올리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경연을 빙자한 한 판 놀이판
제목은 진주대첩! 경연이지만 한 판 놀이판처럼 느껴졌다. 친구가 표현하기를 해금은 “고양이가 할퀴고 간 듯한 쨍함”을 남겼고, 태평소는 시원시원했고, 대금은 휘몰아치는 듯한 에너지를 보여줬다. 아주 단아했던 아쟁. 모두 창작곡들로, 예술가들의 상상력과 표현이 진기하다.
옛 조상들이 남긴 국악 악보가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현대에 풍성하게 창작되고 연주하고 향유될 수 있어서 감사하다. 현대의 연주자의 경연뿐만 아니라, 과거 조상들과 지금의 창작곡도 경연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현대음악에 몰표 할 것이다!
* 거문고 독주곡 "비상"
진주대첩의 '비상’은 유튜브에 없어, 경연 무대 영상을 대신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