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으로 들어간다
집을 나가기위해 쟈켓을 걸치고 등산 양말을 신고 물 한 병 준비하고 현관문을 박차고 나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호주머니를 뒤진다. 다행히 묵주가 손에 잡힌다.
꺼내서 십자가에 침구하고 오늘을, 이시간을 주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시작한다.
등산로 입구를 마주한다. 깊은 숨을 내뱉으며 위를 바라본다. 나무들이 미소 짓는다
오솔길에 접어들면 신발을 벗고 양말은 신발 속에 넣어서 큰 나무에게 맡긴다. 생수 한모금 들이키고 숨쉬기에 집중한다.
세 걸음 내딛으며 숨을 깊게 들이쉬고, 세걸음 내딛으며 그대로 숨을 멈춘다. 그리고 세걸음 내딛으며 숨을 내쉰다.
호흡에 집중하면 내 머리 속엔 오직 숨만 살고있다. 이 순간이 좋다.
흙이 내 발에 닫는 촉촉하며 보드라운 느낌이 오늘 따라 더욱 마음에 든다. 어떤 곳에서는 나뭇잎이 까칠하게 발바닥을 건드린다. 잔 돌들이 발을 지압할 때는 그 통증도 즐기게 된다.
나무들 사이에 숨어있는 듯 봉긋하게 내미는 예쁜 풀꽃이 보인다. '어! 요 이쁜게 이렇게 살아 있네. 너 이름은 뭐야?' 하며 네이버 에게 묻는다. '강아지 똥풀'이란다. 크!크! 똥풀이 뭐야 이렇게 예쁜데 하며 네이버의 글을 자세히 보았더니 줄기를 자르면 노란 유액이 나오기에 똥풀이란다. 나도 너에겐 미안하지만 줄기를 끊어 봤더니 진짜 유액이 나왔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주고 또 친구들에게도 보냈다 이름을 적어서.
그늘을 만들어주는 큰 아름드리나무를 만나면 두팔을 벌려 안아도 주고 '넌 몇 살이니 나는 71년을 살았단다. 너는 이렇게 그늘도 만들어주면서 오가는사람들에게 좋은 일을 하는데 나는 그냥 이렇게 공헌하는 일도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구나.부끄럽다.' 하며 신세타령을 한다.
그럼 너는 나를 위로하지
'뭐 어때요
지금 살고 계신 게 잘 사시는거예요' 라며.
꼭대기에 오르면 확트인 전경과 파란하늘에 숨이 멎는다. 흰구름이 무늬를 그리고 있는 예쁘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하늘을 올려다 보며 '와 예쁘다!' 탄성을 지르며 이렇게 저렇게 각도를 달리하며 사진을 찍는다.
해야할 일들이 미뤄질 때 뭔가 옥죄는 듯, 쫓기는 듯 하면서도 미루고있는 나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카지마 사토시가 지은 '오늘 또 일을 미루고말았다' 를 읽었다
그는 나의 생활과는 반대의 실천을 제시했다. 먼저 하라는거다 스타트대시! 로켓트시간관리법을 제시한다. 완성도가 높지않더라도 시작해서 20%정도로 마감을 하고 나머지 80%의 시간에 슬렉스를 즐기며 완성도를 높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는 시작하기 전의 시간이 길다. 머리로만 하고 또하다가 스트레스받는다고 머리를 질끈 동여매다가
오늘처럼 숲으로 들어간다. 머리가 개운해진다. 생각나는대로 쓴다. 그리고 슬랙스를 즐기며 완성도를 높이자. 책대로 해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