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뜨거운 역사적인 날
10여 년 동안 월 1회 골다공증 약을 먹고 있었는데 임플란트를 하려면 약을 3개월 끊어야 된다 하고 어떤 약사님은 약이 골밀도를 채워주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3년 전부터는 msm과 뼈에 좋다는 영양제를 복용하면서 골다공증 약을 끊었었다.
이번 골밀도검사 결과 숫치가 좋아졌다. 작년 검사 때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고 약을 복용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지 않아서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다행이고 기뻤다.
함께 건강 공부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자랑했다. 약을 먹지 않아도 다리와 허리에 근육을 채우면 골밀도가 좋아진다고. 나를 보라고 꾸준히 걸으니 좋아지지 않았느냐고 일부러 공개선언을 했다.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기에. 나의 의지를 부추겼다. 연골이 약하면 주변 근육으로 버티면 된다.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이기는 몸'의 저자 이동환박사는 근육의 감소는 통증을 유발한다고 말합니다. 어깨허리 무릎 통증도 그 부위를 둘러싼 근육량의 부족에서 온다고.
원래 길 위에서 놀길 좋아했던 나는 골밀도를 높이기 위해서, 또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 걷고 또 걸었다. 물론 근력운동도 병행했다.
어제도 무등산 장불재까지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었다. 원효사 주차장에서 장불재까지 약 7km를 걷는 코스를 택했다. 돌과 바위가 많은 산길은 피하였다. 올레길을 걷는 기분으로 걷고 또 걸었다. 늦재도 지나고 얼음바위도 지났다. 군사도로라서 길은 평평하지만 산 정상을 향한 오르막 길이다. 장불재에 가까이 오니 왼쪽 산중턱들의 잡목들이 벌겋게 물들어 붉은 평원을 이룬 듯 아름다워서 환성을 올렸다. 무등산의 정상 서석대가 보이고 인왕봉이 보였다. 장불재는 옆에 있어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금부터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목표지점에 가까이 왔기에 가슴이 뛴다. 와~~ 오늘도 해냈다는 즐거움에 벅차다. 소리를 지른다. 장불재가 쓰인 표지석옆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 뒷배경은 입석대이다. 표지판을 보니 0.4m만 가면 입석대이고 거기에서 0.5m 가면 서석대라고 쓰여 있었다. 900m 위가 서석대이다. 물론 꼭대기 천왕봉은 1187m인데 개방이 안된다. 1100m 서석대를 정상이라 한다.
-조금만 가면 되네.
-아니야 나는 더 이상은 못 가. 서로 의견들이 다르다. 우선 점심부터 먹자 하고 뜨끈한 라면국물에 김밥과 과일을 먹고 나니 다시 그 표지판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나이에 언제 또 오겠어
-가볼까.
의견을 나누다가 그래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400m 밖에 안되는데 가보자 하고 입석대를 향하여 발을 내디뎠다.
1000m 이상의 고산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주목나무도 보았고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 노박덩굴나무도 보았다.
입석대 표지석을 붙들고 볼을 비비고 껴안고 사진을 찍고 너를 보러 여기까지 왔노라 소리 지르고 난리가 아니었다. 머리가 희끗한 우리 또래의 아주머니는 우리가 언제 오겠느냐는 마음으로 인왕봉(서석대보다 위)에 다녀온다고 목소리도 크게 자랑질하시며 우리더러 다녀오세요 한다. 또 솔깃한다. 500m만 가면 서석대인데 가보자 한다. 또 조건이 붙는다 우리가 언제 또 오겠느냐는 거다. 7학년 3반이다. 기왕 왔으니 정상을 밟자는 마음이 우리를 부추긴다. 절대 안 된다던 친구도 내려오는 길은 이쪽이 아닌 다른 쪽이라 하니 할 수 없이 합류했다. 그렇게 우리는 또 서석대를 향하였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저 아래 굽이굽이 산능선들이 동양화의 한 폭이었다. 와 대단하다. 모든 산등성이들이 내 발아래 있었다. 그런데 서석대를 가게 되었다는 설렘은 잠시 잠깐이었다. 가는 길이 돌계단도 아니고 큼직큼직한 바위들로 이루어졌다. 둘이 가기도 힘들게 좁기도 하고 내려오시는 분들은 우리가 올라오길 기다렸다가 내려가야 하는 그런 길이었다. 헉헉대며 큰일이구나 걱정도 하고 500m가 왜 이렇게 긴지 투덜대기도 하며 오르고 또 올랐다. 산 정상 가까이의 500m는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거리였다. 그렇게 서석대에 도착하니 아까 입석대의 표지석을 안았을 때와는 다르게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감격스러웠다. 내가 젊었을 때도 와보지 못했던 무등산의 서석대에 오르다니 내가 자랑스러웠다. 두 손으로 어깨와 가슴을 껴안으며 쓰담쓰담하면서
-장하다, 잘했어라고 말했다.
배낭 안에 남아있던 과일들을 꺼내 먹으며 휴식을 즐겼다. 가족들에게 영상통화도 하며 자랑하였다.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오늘은 가슴 뜨거운 역사적인 특별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