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글을 쓰냐고 물으면? 2026. 01. 20.
글을 쓴다. 쓰는 것은 남고 쓰지 않은 것은 흔적이 없다. 꼭 흔적을 남겨야 하는 것은 어니지만, 무엇이든 남음이 있어야 헛되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음이 증명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남기는 것이 아니고 그저 남음이 있어야 크든 작든 간에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의미 없는 삶보다는 비록 보잘것이 없어도 가치 있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삶이 머무는 자리에 생각이 자리한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따라다닌다. 생각이 없으면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없고, 기억에 남지 않으면 생각이 수면 속으로 빠져들어 삶의 과정이 사라진다. 글을 쓰면서 글 속에 삶을 담고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기억으로 새길 수 있도록 흔적을 남긴다. 글이 흔적이 된다.
글을 쓰는 이유는 글이 삶이고, 삶이 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쓰지 않으면 삶도 잊히고 만다. 시간이 머물러 있지 않듯이 기억도 영원하지 않다. 기억을 찾아내는 흔적이 기록이고, 기록을 통해 생각을 얻는다. 쓴 것은 기록물이 되어 역사의 한 파편으로 남는다. 하잘 것이 없는 삶일지라도 써서 남겨진 기록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잘 난 사람만 역사의 인물은 아니다. 승자만 기억하는 나쁜 관행이 역사의 왜곡으로 이어진다. 하잘것이 없는 삶도 모래 속의 진주처럼 빛날 때가 있다. 삶을 쓴 기록! 글이 빛날 때 참살이가 진정한 삶으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시간이 머무를 때 글을 쓴다.
생각이 머문 곳에 삶이 머물고, 그 지점에서 글을 쓴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는 순간에 생각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며 오늘 살아야 할 사소한 일들을 물고 와서 알려준다. 글 쓰는 마음이 따라와 생각을 다듬는다. 생각한 대로 글이 쓰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과 비슷한 그림이 글로 나타난다. 써 놓은 글을 보며, 그럴싸하다고 위안을 하기도 하고 잘 썼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다. 표현력이 짧은지 형용한 언어를 찾지 못해 생각한 마음을 다 드러내지 못한 아쉬움에 발을 동동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글에 진심을 담으려 노력하는 것은 분명하다.
왜 사냐고 묻거든 났으니 산다고. 이왕 사는 것이라면 살고 싶은 대로 산다고 대답하련다. 왜 글을 쓰냐고 묻으면 살아온 흔적을 남기고 생각이 그린 그림 따라 살았는지 확인하고파 쓴다고 하련다. 비록 사는 것이 보잘것이 없고, 생각이 고루할지라도 삶이 궤적이 시간에 묻혀 사라지기 전에 남아 있어야 의미를 찾고 왔던 길을 알 수 있기에 쓰고 또 쓴다고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