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바라본 교사의 시선

자기 인식과 행복론에 근거한 행동 결정 사례분석

by 낭만교사

최근 넷플릭스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일상의 소소한 일화, 과거에 대한 즐거운 추억, 끈끈한 우정, 의사들의 헌신과 수고, 감동 등을 느낄 수 있었다.
같은 80년생으로써 내 관심과 웃음코드와 맞아서 더 재미있게 보게 되었다. 한편 고등학교 교사로서 이 드라마를 바라보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즉 자기 인식적 측면과 긍정심리학에 나오는 행복론을 근거로 바라보니 좀 더 캐릭터들을 분석해볼 수 있게 되었다.

먼저, 각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인식의 개념이 차이가 났다. 특히 안정환 교수와 채송화 교수 그리고 천명태 교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자기 인식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다 명확하게 알게 될 때 자신감이 커지고 보다 창의적이게 된다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며, 더 강한 유대관계를 맺고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게 된다. 자기 인식에는 2가지 타입이 있다. 1) 내적 자기 인식과 2) 외적 자기 인식이다. 그래서 낮고 높은 내적 자기 인식과 낮고 높은 외적 자기 인식을 조합하여 4가지 리더십 유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중 높은 외적 자기 인식과 높은 내적 자기 인식이 만날 때 깨달은 자(Aware) 유형이 된다. 이 유형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 알고 있고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리더들이 ‘자기 인식’의 효과를 진정으로 깨닫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유형이 안정환 교수나 채송화 교수일 것이다. 먼저, 안정환 교수의 자기 인식은 좀 특별하다. 바로 의사 이전에 신부로의 소명의식이 분명한 의사인 것이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하느님의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통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종교인으로 규명하고 있다. 이는 나중에 성인이 되고 의사가 되기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기 정체성이었다. 다만 자기 이외 모든 형제들이 모두 신부, 수녀가 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신부의 길을 연기한 상태로 의사의 삶을 신부의 삶으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존재였다. 또한 언제 행복해지는지 묻는 장면에서 안정환 교수는 남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행복을 느낀다는 대사가 나온다. 행복의 근거는 남의 행복이라는 점이다. 이런 자기 인식과 행복론을 가지고 있을 때 그의 행동과 선택은 몇 가지로 나타나게 된다. 재벌가 집안이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회사를 물려받지 않는 선택을 한 점, 자기 삶, 미래의 준비를 포기한 채 개인 월급으로 키다리 아저씨 사업을 운영하며 지불능력이 없는 환자들을 몰래 돕는 모습, 전국에 48명밖에 없는 소아외과 의사로 충실하게 환자를 돌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모습이었다. 특히 결혼에 대해서는 신부로서의 자기 인식으로 인해 강력하게 부정하고 선택하지 않는다.

두 번째로, 채송화 교수 역시 안정환 교수와 비슷한 유형이다. 전공의 때 홍도와 윤복의 어머니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보면서 자신의 탓으로 자책하며 ‘좋은 의사’가 되고자 다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때 자신 인식과 목표를 ‘좋은 의사’에 두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자기 인식과 지향하는 목표 속에 채송화 교수는 결혼해서 자기 삶을 누리는 목표보다 병원 내 실력 있는 의사로 많은 환자들을 돕는데 힘쓰고 후배 의사들에게 존경받는 의사가 되어갔다. 교사로서 고3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종합전형 면접 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너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그럴 때 학생들은 ‘전자공학자가 되고 싶다.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 다시 물어보게 된다. ‘어떤 전자공학자가 되고 싶은데?. 어떤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은데?’ 그런 질문을 받는 학생들은 당황해하며 잘 대답을 하지 못한다. 자신의 공부 목표가 직업, 신분에 있다면 그 목표가 충족된 이후 목표를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 직업을 얻고 나서 목표를 상실한 직장인의 삶을 살게 된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직장인이며 생활인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꿈과 목표가 없다면 원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그 이후에 방황하게 될 것이다.
요즘 기자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비판을 많이 한다. 심지어 기레기라고까지 부른다. 그리고 언론인 평가를 했을 때 우리나라의 경우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기도 한다. 왜 그럴까? 직업윤리에 대한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떤 직업에 대한 존경(Resfect)을 보내는 경우 1) 나보다 더 전문적이라고 인정할 때(능력)와 2) 내가 하지 못하는 위험(risk)을 무릅쓰고 자신을 헌신할 때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존경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직업으로 소방관, 전쟁, 범죄 집단에 뛰어드는 기자 등이 있을 것이다. 의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돈, 시간, 여유로운 삶보다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투쟁하고 자신의 시간과 삶을 던지는 의사에게 우리는 존경을 표현한다. 그런 면에서 나 역시 안정환 교수와 채송화 교수를 지지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목표와 지향점을 가진 의사를 ‘낭만 닥터’라 부른다.

그럼 모든 의사가 이런 자기 인식과 행동, 선택을 할까? 현실 속에는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드라마에는 현실적인 의사 모습을 천명태 교수로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드라마상이라 캐릭터에 맞게 더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한다. 주변에서 바라본 천명태 교수는 배금주의자이다. 배금주의는 물질만능주의로 모든 관계를 돈과 연관시켜 생각하는 행위이고 삶에 있어 최상의 가치를 돈에 두는 사람이다. 이런 배금주의자적 자기 인식에서 선택과 행동을 살펴보면, 시간이 돈이기 때문에 환자들 상담에 시간과 열정을 기울이지 않는 모습, 생명을 살리기 위해 해야 할 의사의 본분을 저버리고 자기에게 피해보지 않을 상황으로 선택하는 모습, 그러면서 자신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CS (Customer Satisfaction) 과장을 맡아 자신의 민원을 직접 관리하고 없애는 모습 그리고 환자보다 부동산, 주식에 관심이 많고 리베이트를 서슴없이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런 인식의 핵심에 돈 많은 여자와 결혼하기 위한 정략적 선택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직장에서 생활인으로 살아가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 어떤 지향점과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투쟁하는 힘은 자기가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자기 인식과 무엇으로 행복하겠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과 행동을 용기 있게 할 수 있고 그런 인생의 발자취 뒤에 선한 영향력과 존경이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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