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니볼과 진학 입시와의 상관관계(1)

슬기로운 고등생활 -진학편-

by 낭만교사

개인적으로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팬으로서 꼭 봐야할 영화가 ‘머니볼’이다.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200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팀의 단장이였던 빌리 빈이 새로운 경영방식을 통해 팀을 변화시켜가고 관행처럼 진행되었던 야구계 전체의 시스템에 영향을 주었던 실화를 영화로 만들었다.

머니볼 이론이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 효과를 빠른 시일 안에 얻는다’는 이상적인 경영철학을 실현한 것으로, 전통적인 선수 평가 방법을 거부하고 홈런보다 타율과 출루율, 타점보다는 장타율에 초점을 맞춰 경영학, 통계학에 기초한 선수 평가 방식을 말한다. 즉, 다른 팀이 주목하지 않았지만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저비용 고효율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고 이런 의사결정을 통해 승리로 연결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재정이 빈약하고 가난했던 팀인 오클랜드에 머니볼 이론을 도입하면서 4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강팀으로 바꾸어 놓았다. 또한 이 머니볼 이론을 도입하여 보스턴 레드 삭스팀은 1918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현재 메이저리그나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모든 팀들이 세이버 매트릭스를 활용하고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략에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머니볼 이론이 도입되기 전에 야구에 통계학,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 이미 타율, 방어율, 좌완 투수에게는 우타자가 강하고 사이드 투수에는 좌타자가 강하다는 지표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통계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과 인식이 낮았음을 선수 영입과 팀 전략을 짤 때 드러나게 되었다. 빌리 빈 단장이 처음 머니볼 이론을 도입하고 통계학에 근거하여 실제 스카우트할 선수를 평가하고 영입할 때 수치보다 감독, 코치의 경험치, 직관적인 느낌 등에 더 의존하여 진행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감독, 코치, 스카우트 모두 선수 선발에 반발하고 저항하게 되었다. 또한 1루수 포지션에 들어갈 선수에 대해 통계학적으로 필요한 선수가 있었지만 감독은 끝까지 그 선수를 활용하지 않는 등 진입장벽이 높았음을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통계를 사용했지만 통계이면의 의미, 개념 등을 적용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개인의 경험치, 직관을 더 중시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머니볼은 통계의 활용이라는 생각보다는 잠재력 있는 선수를 선발하고 팀을 이끌어가는 전략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진학 입시를 담당하는 고3 담임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특히 고3 학생들이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을 지원할 때 담임들의 생각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통계학적 수치(대학 합격 내신 컷, 학생의 학생부 장수, 내신성적 등급, 수상경력 개수, 봉사활동 시간 등)를 이용하여 상담하지만 그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고3 담임으로서의 경험치, 직관적인 생각에 근거하여 상담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와 수험생 숫자의 큰 감소로 인해 학생부에 나타나는 수치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그리고 학생의 잠재력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가? 에 대해 더 세심한 고민과 통계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생각해야 할 텐데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기존 방식대로, 경험치대로 상담하고 지원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나 역시 그런 방식을 쭉 고수했다.

하지만 점점 일반고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수준과 학교를 지원하는 재정 정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강남 자사고 학생들과 비교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교육의 전부는 아니다.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에 나갔을 때 너도 잘 할 수 있다는 소망과 격려를 받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학업 효능감을 느끼며 사회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도록 만들어줘야 하는 것이 고3 담임들의 역할이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일반고에 근무하는 고3 담임인 경우 마치 큰 재정을 가지고 선수들을 영입하여 성과를 보이는 뉴욕 양키스팀과 같은 강남 자사고와 경쟁하기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우리는 일반고라 어쩔 수 없잖아! 강북지역이라 강남과 게임이 안돼! 더 이상 개천에서는 용이 나오지 않아! 하며 교사 스스로의 게으름을 합리화하며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일반고에서 진학 상담하는 고3 담임에게 필요한 것이 ‘머니볼 이론’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학생부 내신등급으로는 보이지 않은 아이들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그 내용으로 대학 종합전형에 지원하여 학생 잠재력에 대해 인정받고 성과를 얻어내는 것, 강남 자사고와 경쟁할 때 어렵지만 그 속에서 학생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한번 해볼 만하다는 것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여겨지는 전체 진학 입시 시스템의 변화를 주고 일반계 고등학교나 지방에 있는 열악한 고등학교에도 소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나도 진학 입시를 하며 매번 높은 장벽과 관행에 부딪히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돌멩이라도 계속 던지고 싶다. ㅎ


2번째 글에서는 머니볼과 같이 진학상담시 종합전형 지원시 필요한 통계학적 분석 논문과 여러 통계 수치를 통해 확인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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