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인문학 전공자의 세계에 대한 질문 — No. 2

by 모따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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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말했다고 한다.


"삶을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한 가지 실험을 시작하기로 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는 것.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저 답 없는 질문들을 기록하면, 언젠가 내 삶의 윤곽이 보일 것 같았다.


첫 번째 질문은 점심시간에 떠올랐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원자는 분자와, 분자는 세포와, 세포는 조직과, 조직은 기관과, 기관은 개체와.

그렇다면 우주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도대체 우주는...


나는 식당 창밖을 보며 이 질문을 곱씹었다. 하늘은 맑았고, 구름은 천천히 움직였다. 별은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저 너머에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동료가 물었다. "뭘 그렇게 봐요?"


나는 대답 대신 질문을 던졌다. "우주 바깥엔 뭐가 있을까요?"


동료는 웃었다. "바깥이 없으니까 우주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과학자의 노트]
위상 동형(Homeomorphism)에 대한 짧은 메모.

수학에서 두 공간이 위상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은, 둘 사이에 연속적이고 양방향으로 복원 가능한 변형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커피잔과 도넛은 위상적으로 같은 형태다. 둘 다 구멍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경계가 아니라 구조다. 표면이 어디서 끝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가 그 형태를 규정한다.

그렇다면 우주의 위상은 무엇인가? 우주는 스스로와 연결되어 있을까, 아니면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을까?

오후에 나는 천체물리학 팀의 회의에 배석했다. 그들은 우주 배경복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었다. 빅뱅 이후 38만 년 뒤의 흔적, 우주가 처음으로 투명해진 순간의 온도 분포. 화면에는 얼룩덜룩한 지도가 떠 있었다.


팀장이 설명했다. "이 온도 차이는 아주 미세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모든 은하와 별의 씨앗이에요. 작은 불균형이 중력을 만들고, 중력이 물질을 끌어모았죠."


나는 그 지도를 보면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저것은 우주의 '표면'이 아니다. 우주에는 표면이 없다. 저것은 시간의 단면이다. 과거로 향하는 시선의 끝.


그렇다면 반대로, 미래로 향하는 시선의 끝은 어디일까?


회의가 끝나고 나는 혼자 남아 데이터를 다시 들여다봤다. 그리고 문득, 이상한 가정을 떠올렸다.


우주가 만약 닫힌 공간이라면?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면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구조라면?


그렇다면 우주는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시작과 끝이 이어진, 거대한 고리.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의 구별이 없는 형태.


저녁에 나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연구소 건물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밤하늘이 제법 선명했다. 별 몇 개가 보였다.


나는 그 별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연결이란 무엇인가?


물리적으로 붙어 있어야만 연결된 것일까? 아니면,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가?


저 별의 빛은 수백 년 전에 출발했다. 별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빛은 지금 내 눈에 닿았다. 존재하지 않는 것과 존재하는 것이 연결되는 순간.


우주는 자신이 만든 모든 순간과 연결되어 있다.
끝은 없다. 경계도 없다.
다만 무한히 연결되어 있을 뿐.


나는 노트를 꺼내 오늘의 질문을 적었다.


“우주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답: 우주는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순간이 하나의 구조 안에서 서로를 지탱한다.


그리고 그 아래, 조금 작은 글씨로 덧붙였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무엇과 연결되어 있을까. 내가 읽은 책, 내가 만난 사람, 내가 던진 질문들. 그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나는 내일의 질문을 만들 것이다.


니체의 말이 맞았다.


"왜"를 아는 것은 견디는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연결을 보는 눈을 준다.


나는 별을 한참 더 보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내일은 두 번째 질문을 던질 것이다. 그 질문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어딘가와는 연결될 것이다.


우주처럼.


글 · 잡학도서관 모따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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