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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득여사 Jun 21. 2024

'푸르다'는 파랑이냐 초록이냐


   ‘푸르다’는 파랑이냐 초록이냐


  파랑과 초록계열의 색감의 것들은 뭐가 되었든 나를 멈추게 한다. 특히 채도가 짙은 색감의 파랑 초록의 마력이란! 두 색 중에 내 마음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어렵다. 마치 아이에게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의 우문과도 같다. 또한 왜 좋냐? 라는 질문도 대답이 어렵다. 왜냐면 ‘그냥 좋다’ 외에 어떤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언제부터 좋아했냐? 라는 질문도 패쓰. 왜냐면 대답은 ‘모른다’ 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옷이건 액세서리건 그릇이건 그 어떤 것도 일단 파랑 초록부터 눈이 간다.


  그래서 문득 드는 생각. ‘푸르다’는 파랑계열인것인가, 초록계열인가!

  ‘푸른 하늘’,‘푸른 바다’라고 하면 파란계열인가 싶다가도 ‘푸른 숲’하면 초록계열인 듯 싶다.  그렇다면 나의 원픽의 색채는 ‘푸른색’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랑과 초록을 다 품은 색의 단어를 찾았다.  무슨 색을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에 이제는 ‘푸른색’이라고 한 단어로 답할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진다.


  또 이어지는 또 하나의 생각의 흐름.


  선호와 집착의 차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좋아하는 것들이 있다. 색, 계절, 음악, 옷 디자인, 음식, 친구에 이르기까지. 한번 좋아지면 쉽사리 실증을 내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나름의 신의를 지킨다는  것에 긍정적인 플러스를 줄 수 있지만 때로는 집착인가 싶게 초지일관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몇 달전에 상당히 재미있으면서 깊은 통찰을 주었던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에 ‘선호와 집착’에 대한 부분이 떠오른다.


<집착을 버린다는 것은 그것 때문에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뜻. 좋아하지만 집착하지 않는 것을 선호라고 한다. 선호와 집착은 그것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것 때문에 불행해지느냐가 관건다. 착하지 않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따라서 적극적 도전성을 갖게  된다. 그것이 회복탄력성을 지닌 사람들의 특징이다. 집착은 회복탄력성의 최대 적이다.>

                                                                                    -[내면소통] 중에서 발췌.


  나는 과연 나의 원함(want)을 선호와 집착으로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집착을 버리고 선호로서 나의 주체적인 성취를 이루어내야겠다. 나의 원함이 이루어지지 않을 지라도 ‘좀 아쉽지만, 괜찮아’라고 아쉬운 한 숨 한번 공중으로 내뱉고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길을 가는 것. 나는 집착을 버리고 선호를 선택하며 살아야겠다. 이 또한 나의 선호이다.


  오늘은 유난히 푸른 하늘과 푸른 나뭇잎을 바라보다가 ‘푸른색’에서 시작해셔 ‘선호와 집착’이라는 개념까지 흘러 흘러 가 보았다. 오늘도 푸르른 감사한 하루. 푸른 마음으로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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