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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득여사 Jun 25. 2024

              아직도 아침!

오늘 아침. 

독백 연기하는 일인 극 배우처럼 강렬한 핀 조명에 눈이 떠졌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정신은 깨었지만 눈이 부셔서 눈은 떠지지 않은 상태. 

암 막 커튼을 열어젖힌 큰 창으로 들어오는 여름 아침 햇살은 쓰나미다. 

늘 새벽같이 출근하는 신랑이 침대에서 스프링처럼 눈을 감은 채 벌떡 일어나 앉는 나 때문에 깜짝 놀랐다. 


“아이쿠, 깜짝이야! 왜 벌써 일어났어? 아직 여섯 시도 안 됐어.”

“확실히 여름이 되니까 일찍 눈이 떠 지네.”

햇살 때문에 살짝 한 쪽 눈만 뜨고는 내가 대답했다.


그때 우리 신랑의 바로 이어지는 말에 나는 순간 웃음이 ‘빵’하고 터졌다.


“여름 때문이 아니라, 나이 때문 아니야?”


역시 T 신랑 다운 대답이다. T 신랑은 가끔 씩 F 인 나를 갑자기 이렇게 웃게 만든다. 

재미 있는 사실은 내가 왜 웃는지 정작 신랑은 잘 모를 때가 있다. 역시 T. 


T 신랑 덕분에 한방의 웃음으로 상쾌하게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여름 때문이면 어떻고, 까짓 거 나이 때문이면 어떠랴. 감사할 따름이다. 

한 두 시간의 아침 여유 시간은 얼마나 귀하고 좋은지!

가족을 위해 맛있는 요리도 하나 하고, 강아지 밥도 주고, 커피도 내리고, 까치발 들기 백 번도 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아침 글도 쓰고 있는 

현재 시각은 정확히 일곱 시 사십이분!


  아직도 아침.  

감사한 아침.

그래서

행복한 아침.

내일도 기대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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