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륵사르륵 노오란 눈가루를 소복이 올리고
깍둑깍둑 자른 샛노란 망고를 가득 올리고
달큰 달큰 꿀시럽을 휘 두른
바로 그것!!
“우리 망수빙고 먹으러 갈까?”
갑자기 깔깔깔 웃는 딸.
“왜 웃어?”
“엄마, 다시 말해 봐!”
“뭘?”
“아까 말한 거. 뭐 먹자고?”
딸은 다시 깔깔깔 웃는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딸을 바라보았다.
“엄마, 아까 ‘망수빙고’라고 했잖아.”
“그래 망수빙고가 뭐, (잠시 몇 초 흐름) 앗, 아니 망고빙수!!”
“망수빙고 너무 웃겨!”
하하하, 깔깔깔 이제는 엄마와 딸이 같이 더 크게 웃는다.
‘망수빙고, 망고빙수, 망수빙고, 망고빙수··· 망고빙수’
머릿속으로 되내어 본다.
딸이 짚어 주지 않았다면 나는 내가 ‘망수빙고’라고 했다는 사실을 절대 몰랐을 것이다.
머릿속 단어를 입으로 소리 내어 세상 밖으로 내 보낼 때 비숫하지만 엄연히 다른 말을 부지불식간 하게 되는 빈도가 늘어가는 것 같다. 마치 머리의 새치가 느는 것 처럼 말이다.
순리에 맞게 살아가는 것!
안단테로 살아가야 하는 시기에는 그 속도를 맞추는 지혜도 좋을 듯 하다.
걸음걸이도 조금은 여유롭게
말 속도도 음절과 음절의 간극을 여유롭게
감정의 상승 하강 속도도 여유롭게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도 여유롭게
제스쳐도 리액션도 여유롭게
“우리 망~고~빙~수~ 먹으러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