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계절은 겨울이라는 두터운 옷을 벗고 이제는 봄이라는, 약간의 가벼운 코트로 환복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날씨는 서리 낀 따뜻함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비가 오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싸우고 토라진 애인처럼 쌀쌀함을 풍기겠지요. 겨울이 일군 꽃들도 잔약한 아름다움이 있는데, 왜 봄을 시샘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2월은 불안의 연속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잠들고 싶은 일상적인 게으름으로 눈을 뜨지만, 하늘이 어두운 색으로 짙어질수록 불안은 아기처럼 놀아달라며 눈꺼풀 위를 잡아당겨, 눈을 감고 잠들기까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대로 잠들면 안 돼’라고 채찍질을 하기도 했네요. 겉으로 보이는 외상은 약을 발라줄 수 있는데, 부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꼬집고 할퀴는 건 보이지도 않습니다. 평소에는 숨어있다가 햇빛에서는 깜짝 놀라 들킨 먼지처럼 제 주변을 맴돌던 불안이 참으로 얄궂었어요.
3월에는 ㅇㅇ에게 투명한 구슬 소리를 내는 실로폰처럼 마음에 파란색 세 방울이 섞인 하얗고 맑은 하늘이 개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름, 별, 달, 무지개 등의 스티커로 꾸미면 마음이 한껏 알록달록한 예쁨에 꺄르륵 웃음소리를 낼 것 같아요. 그렇게 마음을 꾸미며 나만의 놀이동산을 만들면,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선 ”불안과 설렘은 한 끗 차이“를 외치며 호탕하게 웃어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편지가 가벼운 바람을 타고 놀다가 짠-하며 ㅇㅇ에게 선물처럼 도착했으면 좋겠습니다.
— 2026년 3월 2일로 넘어가는 새벽, ㅇㅇ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