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비즈니스 분석 : 자영업자 vs 에듀테크(2)

20250407, 오늘 스타트업

by 김a

앞에서 나는 국세청과 연결된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적정한 권리금을 산정해 창업 점포의 매매를 손쉽게 해주는 업체를 설명했다. 창업이라는 의사결정을 앞두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불경기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가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위협이라고 봤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거쳐가는 정보사이트로 기능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봤고 만일 현시점에서 점포나 업체 DB를 충분히 쌓지 못하고 전달하는 정보 수준이 체계화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거라고 봤다.


이번엔 교육 관련 기술을 다루는 회사를 만나볼 차례다. IR 당시 내용을 봤지만 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기억에 의존해 쓰다 보니 위험성이 있다.


2. 보고 싶은 강의만 보게 해 드립니다.

(바 oo oooo, 이하 D사)


D사가 내세운 사업 모델은 많은 교육 콘텐츠들 중 공부에 정말 필요한 것만 볼 수 있게 한다는 서비스다. 공부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은 공부하려는 내용과 직접 상관이 없는 콘텐츠들을 귀찮거나 쓸모없게 여긴다는 게 문제의 시작이다.


2-1. 기회 : 황금알을 낳는 교육시장, 거기다 AI 연동 기술이라고?

대학원 정책평가 수업 때였던가, 교수는 '교육'이라는 시스템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설명한 적이 있다. 내 자식의 입시에 미치는 정책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서 부모나 아이 할 것 없이 한 번은 교육 정책 전문가가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당국자들 입장에서 정책 수요자들이 정책을 잘 알고 있다고 믿고 그만큼 저항도 강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어 무척 어려운 영역이라는 거다.


시장 관점에서는 어떨까? 얼마 전에 콘텐츠 관련 통계를 보면서 놀란 적이 있다. 우리 직관과 달리 콘텐츠 시장에서 영상이나 게임산업 보다 규모가 큰 게 출판이다. 한국은 전 세계 선진국들 가운데 책을 가장 적게 읽는 나라 중 하나다. 어, 그런데 출판시장이 이렇게 커? 상상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책은 적게 읽지만 단일 책값이 엄청 비싸다는 가설이 있을 수 있다. 책값이 비싸다 보니 큰 규모로 잡히는 거다. 실제로 서점에 가보면 한국처럼 양장본이 많은 나라가 없다. 다른 가설은 선진국 성인이 읽는 책의 범위에 들지 않는 다른 무엇이 출판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정답은 후자에 좀 더 가깝다. 출판산업의 규모는 계속 줄어드는데 콘텐츠 산업에서 여전히 출판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출판시장 전체의 규모는 약 4조 원 규모, 그런데 이들 중 60% 이상은 학습지, 교과서, 참고서가 차지한다. 모든 한국 사람들은 시민교육과정을 의무로 이행해야 하는 최소한 12년간은 교과서와 참고서와 문제지를 사야 한다. 그리고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교과서와 학습지를 사야 하는 시간은 더 길어진다. 출판시장의 현재는 교육시장의 현재도 보여준다.


어떤 사람들은 출생률 저하로 교육시장이 작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겉면만 보면 그렇다. 교육시장의 양상은 부동산 시장과 유사하다. 양극화와 세분화다. 인구가 줄어도 1인 가족이 늘어 주거 수요가 다양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 프리미엄 아파트의 가치는 더 높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입시에 참여하는 수험생 주는 줄지만 개별 수험생을 위한 수요는 더욱 구체화되고 개인화된다. 예컨대 공교육에서 필요로 하는 평이한 콘텐츠 시장이 폭넓게 바닥을 차지하고 미국 명문대 입시, 미국 30위권대 입시, 미국 대학원 입시, 영국대학 입시 또는 편입, 최상위권대 입시, 인서울 입시 등등 시장은 세분화되고 양극화돼 더 많은 콘텐츠가 요구될 것이다.


교육시장이라는 여전히 잠재력이 있는 시장에 A.I, 그것도 LLM을 통해 접근하는 시도가 주는 인상이 있다. 다른 IR에서도 사교육과 AI의 결합이 주는 스파크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LLM으로 영어 문항을 만들어준다는 아이디어였다. D사가 접근하는 건 교육 콘텐츠와 AI의 결합이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2-2. 위기 : 그래서 그 기술이 정말 사교육 시장에 필요해?

위기 요소는 뭐가 있을까. 첫째로 기술적 차별성이다. 헤다 기업이 가진 AI기술은 강사의 강의 영상 중 강사의 녹음을 문장으로 옮기고 거기서 LLM이 들어가 필요한 필요한 영상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To부정사에 대해서 듣고 싶어. "라고 하면 강의 중 강사가 To부정사에 관해 언급하는 부분을 찾아 해당 블록으로 연결하면 거다.


처음 영상 검색이라고 했을 때 굳이 교육이 아니더라도 기술적으로 가치를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내가 생각한 영상 검색 기술은 이런 거다. 넷플릭스를 틀어놓고 "추격전을 보고 싶어!" 라거나, "OOO 배우를 보고 싶어! "라고 입력했을 때 이 장면들을 찾아내는 거다. 이런 게 가능하면 콘텐츠 분야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D사의 기술은 화면에 움직이고 있는 동영상 정보를 분석하는 게 아니다. 녹음 파일을 활자화해 분석하는 언어 검색 기술이다. 내 기대와는 다른 기술이었다.


다음으로 이 기술이 반드시 교육시장에서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유튜브가 커뮤니케이션을 지배하는 시대가 됐고 맥락보다는 기능적 효익이나 단순화가 중요해진 시대가 되기도 했다. 교육 콘텐츠도 요약과 단순화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문제는 다른 더 쉬운 방법들이 있다는 거다. 만일 내가 교육게 종사자라면 제작 단계에서부터 짧은 영상의 판매를 염두에 두고 영상을 설계할 것이다.


산업 측면의 문제도 있다. 모든 교육 콘텐츠가 공개돼 있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이 있다면 이 기술은 얼마간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 지금 교육산업은 중견기업급 이상아 참여하는 경쟁 시장이다. 연소득 수백억의 비싼 강사를 섭외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시장이고 콘텐츠시장 중에 사도 규모가 큰 콘텐츠 시장이다. 플랫폼을 만들어 업체를 입점시키고 강사 강의를 공유하겠다는 이 서비스가 이러한 경쟁에서 영역을 찾을 수 있을까?


다음으로 확장성 측면이다. 한국의 교육시장은 특별하다. 많은 선진국들이 교육을 신분제도로 활용하고 있지만 한국처럼 전 국민이 달려들어 경쟁하는 형태의 리그는 아니다. 한국의 교육제도는 심지어 유치원까지 서열화돼 불필요할 정도로 고도화되고 과도하게 경쟁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이는 한국의 사회문화적 측면, 역사적 측면, 제도적 측면에 원인이 있다. 특히 한국 교육 시장의 과열은 상류층의 교육 독식이나 신분의 구조화가 아니라 중위 계급층과 하위계층까지 뛰어들게 하는 사회 구조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는 게 정확하다.


그래서 한국식 에듀테크가 효용을 보일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을 찾는다면 중산계급층이 넓게 펼쳐져 있는 시장에서 일 것이다. 몇몇 IR 자료는 한국식 교육 프로그램이 중국이나 동남아, 심지어 일본과 미주 등 해외시장에서 성장가능성을 주장한다. 중국 정도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장의 규모가 절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대입시장은 한국과는 경향성에 차이가 있다. 동남아 개발도상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동아시아와 문화적, 종교적 기반의 차이가 있다. 거기다 종교와 자본주의 성숙의 차이로 교육과 계급의 연결성이 약하다.


2-3. 긍정적 시나리오 : 팔리거나 바꾸거나

일전에 영감님과 3D 모션캡처 기업을 만난 일이 있었다. 영감님은 섹터의 영역이 너무 넓어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는데 내 대답은 달랐다. 이런 기술은 카메라 업체나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체 등에 판매하면 값을 받을 거 같다고 답했다 관료제가 자리 잡은 대규모 기업은 소규모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할 동기가 약하다. 브랜드 재활성화나 마케팅 프로젝트 측면에서 이 정도 서비스는 합리적인 투자일 수 있다.


같은 측면에서 이 서비스가 나아갈 길은 영상 검색 기능을 특화해서 방송 등 미디어 및 콘텐츠 사업자에게 판매하는 게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OTT로 표준화되고 있다. 이 말은 정규시간과 획일적 포맷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는 걸 뜻한다. 콘텐츠 업계는 콘텐츠와 더불어 수요자가 원하는 소비방식을 고민하는 시점을 마주한 지 오래됐다. 필요한 콘텐츠를 필요한 방식으로 검색해 볼 수 있게 하는 이 서비스의 기능은 분명 수용자 친화적인 콘텐츠 소비 방법으로 소비될 가능성이 있다. 그도 아니라면 대규모 교육 업체에 서비스를 파는 방법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내가 보기엔 단순히 이 서비스는 단순히 교육 섹터에 초점을 마주기엔 다른 잠재력에 아쉬움이 있다. 결국 D사는 기술에 맞는 적정한 섹터를 찾아 피봇을 하느냐 아니면 섹터에 맞는 기술을 정비하느냐라는 본질적인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을 맞이할지도 모르겠다.


앞서 보여준 두 기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플랫폼 비즈니스 대한 분석이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해당 기업으로부터 허가받지 않은 내용으로 법적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기업명은 밝히지 않습니다. 혹 해당 기업 관계자께서 보시기에 이익 침해 등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말씀 주시면 글을 내리거나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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