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훈련 / 출처 : 주한미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 등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군사적 역할 확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 전쟁부(국방부) 인도·태평양 차관보로 지명된 존 노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청문회 답변 과정에서 중국의 팽창을 미국의 안보 위협으로 지적하며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한미일 공동 비행 / 출처 : 주한미군
존 노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집단적 안보 노력’을 강조하며 한국이나 일본 등이 자국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동맹들이 자체 방위비를 늘리고 국방력을 강화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미국과 함께 맞설 수 있어야 한다는 기대가 내포되어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나토 회원국들로부터 GDP의 5%까지 방위비를 인상하도록 약속을 받아냈는데 인도·태평양 지역의 국가들에게도 비슷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또한 존 노 지명자는 중국의 침공 위협에 직면한 대만에 대해 국방비를 GDP 대비 10%까지 올려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말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응할 군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해상 훈련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청문회에서는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무단으로 구조물을 설치한 것도 화두에 올랐다. 존 노 지명자는 잠정조치수역 내 무단 구조물 등을 언급하며 “중국의 서해 활동이 한국을 위협하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주로 한미 동맹의 대북 재래식 억제에 집중해야 하지만 많은 역량이 대중국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존 노 지명자는 “한국군의 장거리 화력, 통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전자전과 같은 역량은 중국과 북한 두 위협에 모두 맞서 지역 내 억제를 강화하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제공할 수 있다”는 발언을 더 하며 한국이 미국을 도와 대중국 억제를 위해 일정 부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미 연합 훈련 / 출처 : 주한미군
존 노 지명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주한미군과 관련된 질문에 “현재의 안보 환경을 고려해 알맞게 집중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의 주한미군처럼 미군이 지속해서 한 지역에 주둔하는 형태와 미군이 여러 지역에 순환 배치되는 형태가 조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연합 훈련 / 출처 : 주한미군
이러한 답변을 두고 일각에선 동맹국의 안보 비용 부담을 늘리고 병력 주둔에 따른 미국 측 부담을 줄인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가 읽힌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주한미군 규모 조정 가능성을 닫아두지 않은 언급으로 분석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존 노 지명자는 중국 억제를 위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군사 역량은 제1도련선 안에서 신뢰할 수 있는 방어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언급해 미군의 인·태 지역 방어선 후퇴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