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30km도 안 되는 느린 속도에서도 사고가 난다면, 누가 자율주행차를 믿을 수 있을까요?
최근 발표된 자율주행차 사고 통계를 두고 예비 오너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발생한 자율주행차 사고는 총 47건입니다.
2022년엔 7건, 지난해엔 31건으로 누적 건수가 3년간 100건을 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놀라운 점은 자율주행 모드에서 발생한 39건 중 33건이 시속 30km 이하의 저속 주행 중에 일어났다는 사실입니다.
저속일수록 안전하다는 기존의 상식이 이번 통계로 깨진 셈입니다.
자율주행 기능은 차량의 옵션 패키지 가운데 고가에 속합니다.
특히 국내 브랜드 차량은 안전 관련 옵션조차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에, 그만큼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고 통계는 이런 기대를 무너뜨리고, 예비 구매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주행거리가 증가한 것도 사고 수가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보입니다.
임시운행허가를 받은 자율주행차의 수가 늘면서 전체 운행 거리도 함께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운행량 증가를 넘어서, 주행거리 대비 사고 발생률을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10만km당 사고율은 2022년 0.2건에서 올해 2.6건으로 1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순한 양적 증가가 아니라, 안전성과 직결되는 중대한 이슈로 해석됩니다.
전체 112건의 누적 사고 중 자율주행 모드에서 발생한 사고는 39건, 즉 35%로 집계됐습니다.
인명 피해도 자율주행 모드에서는 5건, 일반 주행 시에는 9건으로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차량 파손도 95% 이상이 경미한 수준이었다고 밝혀졌습니다.
즉, 사고 빈도는 높아졌지만 대부분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잦은 사고 발생 자체가 이용자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정부는 이번 사고 통계 공개가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사고 발생 여부조차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추측과 우려가 이어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통안전공단은 제작사의 신고서를 바탕으로 시간대, 기상, 주행 조건 등 10가지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류해 분석했습니다.
향후에는 충돌 직전 차량 움직임과 충돌 부위 분석 데이터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정용식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실제 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방 기술 개발이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통계 공개가 불안 해소는 물론 기술 진보와 국민 신뢰 회복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