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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정 Oct 10. 2021

[논어에 나를 묻다] 제1장. 「학이장(學而章)」1-2

친구가 멀리서 나를 찾아온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 원문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친구가 멀리서 나를 찾아온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 생각해보기 |     


 가까이 있는 사람들, 현재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과의 교류는 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 많은 인간관계 중에도 더욱더 반갑고 기쁜 교류가 있다. 공간적으로 멀어지고 또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도 않은 친구가 일부러 나를 찾아온다면 그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순수하게 나를 생각하고, 만나고 싶어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체로 올바르고, 너그럽게 세상을 사는, 소위 그릇이 넉넉한 사람 주변에는 부르지 않아도 꾸준히 찾아오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유유상종, 근묵자흑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람은 같은 부류끼리 끼리끼리 모이고,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는 고사성어이다. 누구든지 밝고 올바른 사람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그와 비슷해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 일종의 동화 현상이다. 그래서 마음이 어두워지고 세파에 찌드는 느낌을 받을 때면 마더 데레사나 성철 스님 등과 같은 존경할 만한 이들의 행동과 말씀에 더 관심이 가게 된다. 

실제로 사람에게는 헬퍼스하이(Helpers High : 미더테레사 효과라고도 함) 효과1)라는 것이 있다. 우리 몸은 선한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선하지 못한 것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자신이 선한 생각이나 행동을 하거나 혹은 남이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볼 때면 면역력, 엔돌핀 등 몸의 건강과 행복에 관련한 수치들이 올라간다. 반대로 나쁜 생각·행동을 하거나 타인의 나쁜 행동을 보았을 때는 몸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즉, 사회적 동물인 사람은 선천적으로 이타적인 선한 마음을 DNA에 새기고 태어나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은 본능적으로 올바름(善)을 가까이할 때 마음이 즐겁고, 올바르지 못한 것을 가까이 할 때 마음이 어두워진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 때면, 마음이 어두워져 빛이 간절할 때면,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바른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그럴 때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어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아! 그래도 인생 헛살지 않고 나름 올바르게 살아왔구나’하는 기쁨이 밀려오지 않을까? 

  나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곧 나의 거울이다. 

내 주변에 시공간적으로도 멀고, 또 이해관계상으로도 멀지만, 그럼에도 찾아와 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나의 행실이 올바르고 너그러웠다면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팍팍하게 굴었다면 공간의 거리만큼 마음의 거리도 금새 멀어졌을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멋대로 기대하고 또 자기 멋대로 실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되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찾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로 기쁜 인생이 아니겠는가! 만약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면, 사람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행실을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1) “사람의 침에는 면역항체 'Ig A'가 들어 있는데, 근심이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말라 이 항체가 줄어든다. 연구를 주관한 대학교수는 실험 전에 학생들의 'Ig A' 수치를 조사하여 기록한 뒤, 마더테레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보여주고 'Ig A' 수치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결과는 'Ig A' 수치가 실험 전보다 일제히 높게 나타났으며 이 효과에는 봉사와 사랑을 베풀며 일생을 보낸 테레사 수녀의 이름을 붙였다. 이와 함께 실제로 남을 도우면 느끼게 되는 최고조에 이른 기분, 즉 '헬퍼스 하이(Helper's High)가 있다. 남을 돕는 봉사를 하고 난 뒤에는 거의 모든 경우 심리적 포만감, 즉 '하이' 상태가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된다.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_《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마더테레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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