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 싶은 애송이 (2)

by 고캣

나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

작가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그중 소설가가 되고 싶다.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거실에 누워 티비로 보는 애니메이션,

영화관에 가서 스크린으로 보는 영화,

책상에 앉아서 읽는 소설.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내 심장을 뛰게 한다.

글쓰기와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소설가라는 꿈이 생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욕망을 가지고 소설을 썼다.

그렇게 완성하게 된 엄청난 소설!

...은 없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두 개의 소설을 써서 신춘문예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처음 하는 도전에 큰 의미를 담은 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쓸 때는 보지 못한 문제점들도 많았다.


내 문장은 막힘없이 읽혔지만 소설을 읽을 때의 즐거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 소설의 문제점은 내가 만든 세계를 설명하려고 든다는 점이다.

소설은 그 세계를 설명하면 안 된다. 소설은 그 세계를 '보여줘야' 한다.

문장을 읽으면서 그 세계가 보이도록, 인물이 어떤 감정인지 느끼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머릿속으로 떠오르게 해야 한다.

그렇기에 문장 하나하나에 감정이나 묘사가 잘 쓰여야 하고 이야기의 흐름도 부드러워야 한다.

(내가 소설을 조각이라고 생각하는 또 다른 이유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세계에 몰입하게 만들고 좋은 경험을 선물한다.

내가 그 혜택을 받은 독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최근에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으면서 나는 소설가로서 재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인문학이나 과학 책에서 볼 수 있는 설명하는 문장을 더 잘 쓴다고 느끼기도 했고,

'소년이 온다' 속 문장들을 읽으면서 아름답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를 읽어보면 노벨문학상을 준 스웨덴 한림원에서

왜 '시적 산문'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것은 이야기가 있는 소설이고,

재능의 유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애초에 이런 걸로 포기할 거였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테니.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기 전까지 '포기'에 대한 생각을 미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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