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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람을 사랑하는 일

진정한 사랑의 실천

by 호수공원
사람을 사랑하는 일.jpg <채수아 글 / 모모북스 펴냄>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사랑이라는 그 숭고함을 깨달았을 때는 아이들을 낳고 ‘엄마’가 되었을 때이다.

사랑을 주어도, 주고도 모자란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일, 육아가 힘들어도 때론 아이들이 나를 속상하게 할지라도 이내 아이들이 사랑스럽게 보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사랑이고 변하지 않는 진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내가 믿고 정의한 사랑이라는 개념 혹은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은 사건? 이 나에게 일어났다.

그것은 바로 내가 읽은 한 권의 책.

채수아 작가님의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책을 읽고 난 후였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한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부모님의 귀한 딸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주신 아름다운 ‘씨앗’을 마음에 품은 채, 그 마음의 씨앗은 자라고 자라 예쁜 ‘꽃’ 들을 피웠다.

그녀는 그 아름다운 것을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었다.

그녀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꽃'처럼 활짝 핀 미소를 지었다.


그러던 어느 날, 평온과 따스함이 넘쳐흐르는 그녀에게도 ‘미움’이라는 마음이 처음 생겼다.

그녀의 아름다운 마음 정원에 ‘가시’를 툭 하고 던져 놓은 사람이 생긴 것이다.


그녀는 그 사람을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세상 누구보다 밝고 빛나게 그 사람을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의 뾰족한 가시는 덤불이 되어 그녀를 마구 찔러댔다.

그 사람을 보면서 눈부셨던 그녀의 낯빛은 점점 어두워져 갔다.


그녀가 그 사람과 함께 지내면서 그 사람에게 쏟는 희생과 헌신으로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웃고 있을 때, 그녀의 몸과 마음은 병들어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었다.



강철 같은 단단함으로 세상을 살며, 거칠고 모진 말을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듯한 그 사람을, 그녀는 비참한 시대가 할퀴고 간 한없이 가녀린 존재로 여겼다.

그녀는 그 사람을 애처로움과 측은지심으로 살뜰히 챙기고 진심으로 사랑하고 사랑해 주었다.


미움이라는 감정은 증오로 변해 애증으로 남아 서로를 할퀴고 아프게 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은 그녀의 마음속 '가시덤불'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하였다.


몇 년 전,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그 사람이 세상을 떠나기 전, 그 사람에게 그녀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그녀는 행복하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아름다운 꽃은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잎이 되어 그녀 어깨의 살포시 내려앉았다. 꽃잎들의 향기는 그녀를 웃음 짓게 한다.


그래서 그녀는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할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


바로 그녀가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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