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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Jun 29. 2016

비록 오늘은 눈물 흘릴지라도

#흘린 눈물만큼 웃게 될 날들을 기다리며

눈물을 흘릴지, 웃음을 흘릴지 

중학교 2학년 때였는지 3학년 때였는지 기억이 잘 안지만 과학시험 전날이었다.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돼서 울면서 책을 봤던 기억이 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다. 내가 친 과학시험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였다. 또 한 번은 토플 시험을 준비할 때였는데, 그땐 너무 공부가 잘 돼서 당연히 원하는 점수를 받을 거라고 생각하며 공부했다. 마냥 잘 될 것만 같은 마음 편하게 준비를 해서였는지 결과적으로 나는 한참 모자란 점수를 받고 마음이 아주 불편해졌다. 속상하기도 하고 스스로가 어이없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었지만 눈물이 나거나 슬프지는 않았다. 


돌이켜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과정에 있어서 꽤나 많은 눈물 흘렸던 일들은 대게 그 결과를 받아들인 후에 웃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반대로 과정에서 너무 많은 웃음을 흘렸던 일들의 결과를 받아 들었을 때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과정의 눈물, 결과의 눈물

눈물 흘리고 울기만 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으면 어느 누가 노력을 하겠는가? 모두들 앉아서 누가 더 잘 우나를 경쟁할 뿐이겠지. 나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흘리는 눈물과 웃음은 일반적인 개념과는 조금 다르게 정의한다. 

무엇인가를 하는 과정에서의 눈물은 그냥 눈물이 아니라 치열한 노력과 인내라고 하고 싶다. 반대로 과정에서의 웃음은 나태하고 안일한 모습이라 하고 싶다.

결과에 있어서의 눈물은 일반적인 개념과 비슷하다. 

결과에서의 눈물은 아픔이자 실패를 맛보는 씁쓸함이다. 또 결과에서의 웃음은 성취감과 행복 그리고 기쁨이다.

과정에서 많은 눈물 흘릴수록 우린 결과적으로 더 많이 웃을 수 있다. 과정을 너무 많은 웃음을 흘리면서 보내버리면 결과를 받아 들고 더 많이 울어야 할지도 모른다.

 

나태함에 대한 벌, 결과의 눈물

시험의 예를 다시 들어보자. 사실 나는 살면서 수십 번도 더 넘는 크고 작은 시험을 쳤고 그 결과에 웃고 울었다. 아까 언급한 과학시험이나 토플이나 토익 같은 시험은 아주 큰 시험은 아니다. 과학시험에는 여러 대안이 있다. 중간고사를 망치면 기말고사도 있고 수행평가도 있다. 남은 시험을 잘 보면 중간고사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 또 비용을 지불하고 치는 시험은 비용이 든다뿐이지 여러 번 다시 칠 수 있다. 


그러나 큰 시험을 망쳤을 때의 기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수능 치고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친구들만 봐도 큰 시험을 망친 부담감과 자괴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나는 그런 큰 시험을 몇 번이나 떨어졌다. 수능도 떨어졌었꼬 취업 시험도 떨어졌고 준비하던 다른 시험에도 떨어졌다. 


아주 큰 시험에서 떨어지고 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러나 그 눈물은 시험을 망쳤다거나 내가 떨어졌다는 것에서 오는 슬픔이 아니라 악에 받친 후회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 모두를 속여도 나를 속일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스스로는 안다. 더 치열하게 악착같이 공부하지 않았던 내 모습을 말이다. 내가 웃음으로 흘려보낸 시간들과 나태하고 타협하며 대충대충 채웠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웃음 대신에 눈물을 흘리며 나를 채찍질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생각하며 후회 섞인 질문들을 수도 없이 던졌다.


나태하고 안일함의 결과는 실패와 탈락과 좌절이었다. 나는 늘 스스로를 믿으면서도 믿지 못할 때가 많다. 나 스스로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겠지만 되돌아보면 나태하고 게을렀던 내 모습을 보면서 나를 잘 믿지를 못하겠다.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말한다. 웃다가 웃는 거보단 울다가 웃는 게 훨씬 더 낫지 않겠냐고 말이다. 


지금 눈물 흘리고 있다면 분명 그만큼 웃게 될 것이다

나는 흔들리는 젊음의 순간에 서 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나와 비슷한 또래들 모두가 이런 고민과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도전과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고, 취업과 꿈 사이를 방황하기도 하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때론 의문을 던지기도 하면서 청춘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누구보다 평범한 나는 늘 도전을 꿈꾼다.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면서도 기대한다. 비록 오늘 눈물이 나더라도 더 멋진 내일을 위해서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어야 한다. 무엇인가를 향해 나아가는 길 위에 선 나와 그 길 위에 마주할 모든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 이 길에선 웃음보단 눈물을 흘리기를 바라. 무언가를 이루어내려면 눈 앞에 닥친 어려움과 고단함을 이겨내야지 피하고 돌아가서는 안돼. 결과를 받아 들고선 너의 안일함과 나태함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지 못했음을 후회하지는 말자. 최선을 다 하고서는 담담히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금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길 바랄게. 혹시 지금 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잘 하고 있는 거야. 지금 흘리는 눈물보다 더 많이 웃게 될 테니까.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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