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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 Dec 09. 2016

눈물짓게 될 순간들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대가  


지금이 너무 소중해서 그로 인해 언젠가 그리움에 눈물이 흐를지도 모른다고, 오늘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순간들 때문에 운 적은 거의 없다. 

대게는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흘러가버린 순간들이 언제나 나를 눈물짓게 한다.



너무 행복해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던 순간들이 있다. 사진도 잔뜩 찍어두고 간혹은 동영상도 찍어두고 그 시간이 그리움으로 남을까 봐 온 마음을 다 해서 그 시간을 즐겼던 순간들은 돌이켜보면 '참 잘했구나.. 그때 참 좋았지..'싶다. 그 순간에 후회도 미련도 없기에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함이 안타깝지는 않다. 


그런데 너무 평범해서 혹은 그저 그런 날인 줄로 알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흘려보냈던 순간이 문득 그리워지는 날이면 내 자신이 너무 안타깝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순간에 남은 후회화 그 순간들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아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내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순간이 온다면 내 지난 모든 순간이 그립고 아쉬울 것 같다. 그때 "내 지난 순간들을 슬픈 날이든 기쁜 날이든 평범한 날이든 마음껏 누렸으니 미련은 없다"라고 말하며 조금은 담담히 이별을 준비할 수 있도록 나의 매 순간을 소중히 보내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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