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카페운영자가 들려주는맘 카페이야기
나는 어릴 때부터 "아기"를 참 좋아했다.
열 살 위의 언니가 낳은 조카를 얼마나 이뻐했던지,
조카가 집에 놀러 온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학교 수업시간에 집중이 안 될 정도였고
맨날 맨날 아기를 보고 싶어 안달복달했더랬다.
성인이 돼서는 길을 가다 아기가 있으면 한 마디라도 걸어보고,
심지어 갓난아기는 "안아봐도 돼요?" 하며 안아보기까지 했다.
20대 초반 이야기다.
그런 내가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어린이집에 근무할 때도 친구들과 가족들은
"그래 너한테 참 잘 어울려. 잘 선택했어!"
격려해줬으며, 같이 근무하는 교사들조차
"방선생님은 참 애들을 예뻐해요. 대단해요."
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나를 아는 모두가 "너는 아기 낳으면 참 잘 키우겠다."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나 또한 그랬다. 이렇게 작고 예쁜 생명체를 온종일 볼 수 있다니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첫째 육아는 정답이 없다는 것
(교과서대로, 전문가의 조언대로 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것)
둘째 아기 성향은 랜덤이라는 것
(나에게 할당된 아기가 속된 말로 지랄 맞은 성격일 수 있다는 것)
셋째 24시간 아기와 온종일 같이 있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먹을 시간, 잘 시간은 물론 심지어 X 눌 시간도 없다는 것)
유난히 까다로운 기질의 첫 아이 덕에 호되게 엄마 신고식을 치른 나는 나날이 멘붕에 빠졌다.
자괴감이 들었다.
나 이 정도밖에 안 돼?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거야?
도대체 어떡해야 돼??
묻고 또 묻고 싶었다.
그때 찾은 곳이 "성동구 중구 엄마들의 모임"이었다.
맘 카페였다.
아기가 밤에 자꾸 깨요
아기가 저랑 1초도 안 떨어지려고 해요
한번 울면 그칠 줄을 몰라요
라는 절박한 고민부터
아기 데리고 산책할만한 곳 없을까요?
아기 옷 저렴하게 살만한 곳 없을까요?
라는 시시콜콜한 질문까지
친절한 "육아 언니"들은 같이 걱정을 해주고,
토닥여주고 경험을 나누어주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눈감고 하는 것 같던 육아가 그제야 빛이 조금 들어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