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약을 먹게 됐냐면
나는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는 평범한 40대 아줌마다.
우리때엔 누구나 있었던 가정폭력, 아동학대, 방임의 피해자 였고 여러비행도 저질렀으며, 해서는 안되는 행동도 미성년일때 하며 적당히 까진, 그러다 어떠한 계기로 그저 남들처럼 같아 보이는 삶을 살게 된 그런 평범한 아줌마다.
뭐 여러이유가 있었겠지만 정신과 약을 복용한지 3년차가 되었고, 공황수면 발작으로 인해 약이 없인 저녁에 잠을 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약만 먹으면 잘수 있다는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으로 약먹는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이러다 약을 못끊으면 어쩌지 싶은 불안감도 사실 없진 않다.
웃기게도 사람들은 내가 약먹는줄 잘 모르고, 일상생활은 너무나 잘하는 요즘 말하는 MBTI 극 E처럼 보이게끔 산다는 것이다. 긴시간동안 나는 깨달았다. 나의 불안을 누구에게 털어놓는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내슬픔은 오로지 나만 알고 내가 갔다온 군대가 제일 힘든 법, 가까운 사람외에는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않는다. 그사람이 나의 불안과 아픔에 대해 안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사람은 다른 사람을 구원할수 없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어렸을때부터 불안했던 삶, 아버지의 폭력, 부모님간의 싸움, 그렇게 방치되어 온 날들, 매일 눈물로 적시던 나의 배게,,
그렇게 남들보다 일찍 가정은 나를 지켜주지 못하고, 부모는 나의 뒷배가 되어 주지 못했으며, 내가 삐뚤어지면 누구도 어떤 사람도 나를 잡아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던 나는 가출, 유흥업소 취업등은 하지 못했다.
내가 언제든지 돌아올 집이 있다. 나의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그런 안정감이 없는 나는 한번 틀어지면 절대로 더 나아지지 못하는 삶을 살게 될거라는 생각에 비행조차 마음껏, 맘대로 하지 못하는 그저그런 평범하디 평범한 학생이었다.
예체능을 하다 허리를 조금 다치고,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결국 진로도 애매해져버린 나는 학원 선생님의 소개로 전문대 사회체육과를 입학했고, 무사히(?) 졸업을 했으며 그당시 다니던 교회에서의 프로그램을 통해 1년동안 페루에서 지내게 되며 스페인어를 아주 조금 배울수 있었다.
그때부턴가, 삶을 꿈꿨던것 같다.
나는 늘 20살이 되면, 25살이 되면 자살하는게 꿈이었다. 미래가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너는 나중에 어떤 사람이 되고싶어라고 물어보는 사람도 없었다. 너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나 스스로에게도 나는 묻지 않았다.
삶은 힘든것이고 고통스러우며 슬프고 처절한것이라고... 지금은 미성년이기때문에 외박이 안되지만 성인이 되면 외박을 해도 가출신고가 안될것이고 그렇게 죽은지 몇일이 지나야 발견될테니...
나의 소원은 성인이 되면 자살하는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연민에 빠진 어린마음이었다. 지금이라도 되돌아 간다면 넌 40대까지 무사히 산다고 좀 열심히 살라고 말로 패주고 싶지만...그런 아픔과 고민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다신 겪고싶지도 내 아이들이 절대 겪지말아야 할것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약을 먹은지 2년이 넘은 지금,, 나는 어지간한 슬픈일에도 눈물이 나지 않고, 예전처럼 감정기복으로 인해 나의 삶 전체가 흔들리지도 않는다.
어떤이는 그 작은 약이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 한다는게 자존심 상한다지만 나는 이 작은 약으로 인해 내 삶이 평온해지는것이 너무 행복하다.
물론 올해들어 우울증 약도 같이 처방받으며 먹기 시작했다. 우울함과 불안함을 기반으로 한 나의 공황장애는 남들처럼 숨을 못쉬는것 같다거나, 혹은 죽을것같은 위기가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어느때고 죽을 생각을 한다. 어떤 것이건 죽음과 연관지으면 그 생각이 떠나지 않고 어느새 그 앞까지 가있는 나를 발견한다. 운이 좋아 죽지 않았을뿐이었던것이지 나는 여태 살아있는게 기적인 사람이었다.
가정이 있고 생업이 있기에 약으로 버티길 3년차.. 언젠가는 단약하는 날이 오면..그땐 나도 남들처럼 살수 있겠지 라는 생각에 조금씩 힘을 내어보기로 한다.
그리고 혹시 지금 당신이 나와같은 상황을 겪고 있다면 말해주고싶다.
너 80살까지 살게 될거야. 그러니까 정신차리고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