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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하면서 얻은 몇 가지 보상

동네 두바퀴, 11.49km | 1:08:42 | 5'59"/km

by 슬로우 러너
내일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를 보고 내일 분량까지 달렸다.

영상5도, 따뜻한 날씨가 며칠동안 이어지고 있어서 옷을 가볍게 입고 밖에 나가서 달릴 수 있어서 좋다.


나의 달리기는 2년전 처음으로 10km 마라톤에 참가했던 날을 기준으로 달라졌다. 49분29초. 처음 참가한 대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초반에 다른 사람들을 따라가다가 4분/km 정도 속도로 오퍼 페이스를 했다. 중반 이후부터 정말 힘들게 달렸다. '내 돈 내고 참가해서 이 힘든 달리기를 왜 하고 있을까?' 여러번 생각했다. 대회가 끝나고 며칠이 지나서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준비도 부족했고, 무엇보다 아무런 전략이 없이 남들 페이스를 따라서 뛰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전혀 즐기지 못하고 정말 힘들게 달렸다.


1km는 가볍게 몸풀고 그 후는 6분/km 정도를 유지했다.

시간이 지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추월하고 추월당했던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다시 집 주변을 혼자서 달리기 시작했다. 약 2년 정도 지났다. 그 사이에 달리기와 관련된 책도 몇 권 읽었고, 내 몸에 무리가 되지 않는 정도에서 즐기면서 달리는 요령을 터득해가고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얻은 몇가지 보상이 있다.


1. 뱃살이 조금씩 들어가고 있다.

마흔을 넘기며 앞으로 배가 나오고 옆으로 군살이 쌓여가고 있지만, 달리기를 부지런하게 하면 조금씩 배가 들어간다. 옆구리 살은 아직 그대로이다.


2. 자세가 교정되고 있다.

굽은 등과 목이 조금씩 펴지는게 느껴진다.


3.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마음이 복잡하고 무거울 때 밖에 나가서 달리고 나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4. 소화가 잘 된다.

어렸을 때부터 위염으로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일년에 한두 차례 속이 불편해서 고생했다. 하지만 달리기를 하고 나서 왠만하면 소화를 잘 시키고 있다.


5. 산책하는 시간을 얻었다.

걸으며 산책하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조금 심심해서 잘 안한다. 하지만 천천히 달리기를 하고 나서 산책하듯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린다.

4,000 캐시를 넘겼다. $5를 또 받는다..ㅎㅎ

6. 금전적인 보상

나는 달리기 대회에 나가서 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다. 다만 캐시워크를 통해서 한달에 2번 정도 $5 기프트 카드를 받는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앉아서 일하고, 쉴 때도 앉아 있는다. 그래서 하루에 2,000보 내외로 걷는 날이 많다. 달리기를 하면 하루에 만보를 쉽게 채운다. 덕분에 아마존 기프트 카드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200가 넘으면 가민 포러너 165를 사서 내 달리기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관찰하면서 개선해나가고 싶다. 내돈내산이 아니고 내런내산을 해보고 싶다.


7. 글을 쓰고 있다.

달리기를 하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일기 같은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내가 적은 일곱 가지 중에서 어떤 이유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하던지 시간이 지나면 나머지 여섯 가지는 덤으로 따라오는것 같다. 물론 더 많은 보상을 얻는 사람도 있고, 조금 적게 얻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모두 하나쯤은 얻을게 있다. 부상만 얻지 않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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