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5.74km | 38:30 | 6'42"/km
아침 조깅을 시작한지 네 달이 되었지만, 여전히 운동화를 신기 전까지 나갈지 말지 고민하는 날이 있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일단, 운동화를 신으면 더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장갑을 끼고, 현관문 열쇠를 손에 쥐고, NRC 앱을 켜서 시작버튼 누를 준비를 하고, 현관문을 연다. 그러면 좋든지 별다른 기대가 없든지 달리기 시작이다.
어제 밤에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늦게 침대에 누웠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핸드폰 알람 소리가 반갑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잘까...’
침대가 자꾸 내 손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지만 일어나서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스트레칭을 대충하고(오늘은 스트레칭을 꼼꼼하게 해줄 여력이 없었다.) 아이들이 며칠 전에 생일선물로 사준 새 신을 신고 그냥 나갔다.
‘그냥 달리는 거지 뭐… 늘 좋을 수가 있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선그라스를 모자 위에 걸치고 나갔지만,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아서 선그라스를 착용할 필요가 없었다.
4km 정도 지났을 무렵, 저 멀리서 해가 뜨기 전에 아침 노을이 먼저 피어올랐다. 달리기 할 때, 왠만하면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지만, 오늘은 달리다가 멈춰서 폰을 꺼내 아침 노을 사진을 찍었다. 아침 노을이 내 조깅을 멈춰 세웠다.
‘잠깐만, 멈춰봐!!’
천천히 달리면 내 몸을 살필 수 있다. 그리고 주변 풍경을 둘러 볼 수 있다. 빨리 달리려고 하면 성취감은 확실하지만 속도에만 집중하느라 몸에 무리를 주게 된다. 그리고 주변을 전혀 감상하지 못한다.
아침 노을은 저녁 노을처럼 화려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비교적 짧게 보였다가 해가 떠오르며 순식간에 사라진다. 오늘은 아침 노을을 만끽하며 달렸던 운수 좋은 날이었다. 별다른 기대없이 나갔다가 이런 묘미를 발견하다니.. 좋다~!
‘이 맛에 아침 조깅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