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있었는데, 말이 없었다. 그래서 더 외로웠다.
감정은 있었는데,
말은 없었어요.
그래서 더 외로웠죠.
마음이 힘들 땐
누구에게 털어놓고 싶다기보다
그냥 조용히 있고 싶었어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미 지쳐 있었고,
무슨 말을 해도
그 마음이 전해질 것 같지 않았거든요.
입 안에서 몇 번이고 맴도는 말들이 있었어요.
‘사실은 좀 외로워.’
‘이거, 억울해.’
‘그 말… 아팠어.’
근데
그 말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어요.
목 끝까지 왔다가,
그냥 삼켜졌죠.
누가 물어보면
“그냥… 괜찮아.”
“별일 아니야.”
그 말만 반복했어요.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아니었는데요.
왜 그랬을까요.
감정을 말로 꺼내본 적이 없어서였을까요.
아니면 꺼냈을 때 돌아올
무관심이 두려웠던 걸까요.
아마, 둘 다였겠죠.
감정을 표현해본 적 없는 사람에겐
말이 낯설어요.
그리고
그 말을 받아줄 거란 믿음이 없으면
굳이 꺼낼 이유도 사라져요.
저는 말을 못 한 게 아니었어요.
말할 수 없었던 거죠.
그 차이가
혼자라는 감각을 더 깊게 만들었어요.
지금도
그때 꺼내지 못한 말들이
가끔 떠올라요.
‘그때 내가 이렇게 말했으면
뭐가 달라졌을까.’
근데 이제는 알아요.
그 말이 안 나왔던 건
제 잘못이 아니었다는 걸요.
그땐
그 말을 꺼낼 만큼
마음의 회로가
아직 안전하지 않았던 거예요.
이제야
그때의 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