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내 감정은 정말 나만의 것일까

내가 느낀 줄 알았던 감정이 사실은 주입된 감정일지도 모른다.

by 행복한곰돌이

예전엔 그렇게 믿었어요.

“내 감정은 내 거야.

내가 느끼는 대로,

내가 판단하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면

적어도 내 마음 하나만큼은

내 편 같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게 정말 온전히 내 감정이었는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누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고,

기분 나쁜 말투를 들으면

내가 예민한 건가, 자꾸 자책하게 돼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내 감정보다

남의 눈치를 먼저 읽게 됐어요.



이상했죠.

왜 내가 힘든데

내가 미안한 기분이 드는지.

왜 억울한데

말하지도 못하고

가만 있었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그 감정은 내 안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밖에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엄마가 화낼까 봐,

선생님이 실망할까 봐,

친구가 나를 멀리할까 봐.


그럴까 봐

느낀 감정이었어요.



특히

가족 안에서 배운 감정은

더 뿌리가 깊더라고요.


“참아야 착한 거야.”

“남 기분 나쁘게 하지 마.”

“형이면 동생 좀 더 이해해야지.”


그 말들이 쌓이면서

내 감정은

조용히 뒤로 밀려났어요.



어쩌면

나는 내 감정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늘 해석된 감정만 있었고,

늘 조정된 감정만 허락받았죠.


슬퍼도 너무 슬퍼하면 안 되고,

화가 나도 그걸 드러내면 이기적이라 배웠으니까요.



이제는

그 감정들에서 조금씩 떨어져 보는 연습을 해요.


‘이건 진짜 내가 느낀 감정일까?’

‘아니면,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나를 설득한 감정일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조용히 되물어보는 중이에요.



예전 같았으면

그 질문조차

죄책감이 들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묻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정답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진짜 나를 다시 느껴보려는 연습.



아직 서툴지만,

그 연습 덕분에

이젠 내 감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조용하고 어색한 마음일지라도,

그게 내 마음이라는 걸

조금은 알아차릴 수 있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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