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적 관성을 넘어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제목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근데 요즘의 나는
그 반대의 말을 더 자주 떠올려요.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땐 분명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선택,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마음,
그게 전부였어요.
그러니까,
그때의 나는
틀리지 않았어요.
그 시절의 나를 지금의 눈으로만 보면서
‘왜 그랬을까’ 자책하지 않기로 했어요.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를 안아주고,
위로하고,
변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그땐 어쩔 수 없었지.”
“잘 버텼어.”
“지금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해.”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내가 되었다는 건
이제,
내가 내 갈 길을 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과거는 더 이상
내 발목을 잡지 않아요.
그때의 나도 나였지만,
지금의 나는
그 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거든요.
심리적 관성은
한 번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그걸 ‘나답다’라고 착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지금의 나에게 어울리는 리듬으로
이제는, 내 길을 걸어가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