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나 자신과 비교하게 된다. SNS 속 사람들은 왜 하나같이 예쁘고 날씬하며, 돈도 많고 행복해 보이는 걸까? 처음에는 단순한 부러움이었지만, 점점 나 자신과 비교하게 되고, 결국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감을 느낀다. ‘나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나는 행복하지 않을까?’, ‘왜 나는 이 사람들처럼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물론, 온라인상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지만, 한 번 우울한 감정이 스며들기 시작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SNS에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털어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볼 때는 별생각이 없다가도, 이상하게도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만 보면 비교하게 된다. 그렇게 비교하다 보면 자존감은 낮아지고, 기분도 바닥을 친다.
많은 명언이나 글귀들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비교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제의 나와 비교해 봐도 별반 달라진 점이 없을 때는, 그조차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혹시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까? 스스로에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던 걸까? 하지만 변명을 좀 해보자면,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학생 때는 공부도 열심히 했고, 취업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들이 놀 때도 꿋꿋이 공부하고 돈을 벌었다. 번 돈도 허투루 쓰지 않고 한 푼 한 푼 아끼며 살았다. 어른들 말씀을 잘 들으려 했고, 법을 어기는 일 없이 정직하게 살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내가 상상했던 성인의 모습과 지금의 나는 너무 다르다. 30대가 되면 완벽한 커리어우먼이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직장에서 인정받고, 모아둔 돈도 많아서 원하는 건 고민 없이 사며, 가고 싶은 곳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으며, 불안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불안하고 초조하다. 언제쯤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직장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지도 않고, 월급은 200만 원 남짓. 여전히 한 푼이 아쉬운 생활을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살려고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걸까?’ 어릴 때는 공부만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세상을 둘러보면, 사업 감각이 뛰어난 사람, 창의적인 사람, 언변이 좋은 사람 등 나보다 훨씬 잘 나가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또다시 무의식적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사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나만 몰랐던 건 아닐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던 내 잘못일까? 그리고 남들과 비교될 만큼 특출 난 능력을 가지지 못한 것도 문제일까?
다행히도 이런 우울한 감정이 오래가지는 않는다. 여러 번 비교로 인해 우울을 겪다 보니, 비교에서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서도 남편이 당직 근무를 하는 날, 혼자 자는 밤에는 끝없는 비교로 우울감에 휩싸여 혼자 울다가 잠든 적도 많다.
그래서 혼자 있는 밤에는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한다. 밤늦게 SNS를 보지 않으려 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칭찬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비교로 인해 낮아진 자존감을 다시 높이는 것도 결국 나의 몫이다. 비록 지금은 원하는 모습과 거리가 있을지라도, 열심히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조금 더 나아진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여전히 미성숙한 부분이 많아 비교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예전보다는 더 빨리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내 삶을 긍정하려 한다. 결국, 내가 걸어가는 길이 나만의 정답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