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일 성경

좋은 땅, 좋은 사람.

- 마가복음 4장

by 나성훈

요즘 걱정이 별로 없다. 이제껏 매일 걱정 투성이었는데, 인생 중 드물게 걱정 없는 날들이다. 이런 순간이 언제 지나갈지 몰라 약간 조마조마 하지만 우선은 즐기려 한다.


걱정이 많을 때 내내 걸렸던 성경 말씀이 마태복음 4장이다.


‘어떤 이는 가시떨기에 뿌려진 자니 이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되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과 욕심이 들어와 말씀을 막아 결실하지 못하게 되는 자요’ (막 4:18-19)


걱정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다. 살아 남기 위한 염려, 돈 벌고 돈 갚는 일상에 대한 두려움, 출세 욕구 같은 것. 어찌 보면 하찮고, 달리 보면 중요한 이런 과제들이 말씀의 결실을 막는다. 분하기도 하고,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하루하루 발목 잡혀 있는데 무슨 성장이나 성숙이 가능하겠는가. 살아 있기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다. 나도 조금 더 편히 사는 어떤 이들처럼 긍정왕 좋은 땅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어 보고 싶기도 하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한편, 평탄한 삶이라면 과연 ‘열매 맺음’이라는 게 가능할까. 땅이 갈리듯 사람에게 힘든 일도 있어야 속에 것이 나오고 씨앗이 들어갈 여지가 생기는 것 아닐까. 당사자 입장에서는 괴롭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일을 당하고 싶은 건 아니고, 지금까지 얻은 결론으로는 적당한 괴로움은 필수 요소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좋은 날도 있겠지. 이래 저래 살다 보면. 다만 이 생이 그저 지친 날들로 가득 차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30배, 60배, 100배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끔 2배 정도는 보너스처럼 좋은 열매를 맺으며 살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가족도 있고, 내 주위에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좋은 땅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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