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센터마을활력소
4월 말 주말에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마을을 다녀왔다. 이번 답사는 농촌 지역 공동체에 대한 활동을 이해하고 이 마을의 제3의 장소를 찾아 나섰다. 잠깐 들린 방앗간 옆 카페에서 마을 소식을 담는 '마실통신'을 발견했다. 마실통신에는 홍동면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과 주민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홍동면 행정복지센터의 소식 뿐만 아니라 마을기자들이 주민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데, 굴삭기로 밭을 일구는 어르신, 코로나로 인해 경로당을 쓸 수 없어서 댁에서 꽃그림 색칠놀이를 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만났다.
마실통신을 펴낸 곳 중 하나는 '지역센터마을활력소(홍동면 홍장남로 668)'라는 곳이 있다. 마을활력소는 마실통신을 펴내는 것뿐만 아니라 순환농사와 주민단체 활동을 돕는다. 마을활력소 1층에는 강당과 회의실 겸 주방이 있는데, 주민들이 논의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쓸 수 있도록 열려있는 곳이다. 마을활력소의 1층은 평일, 주말 상관없이 열려있는 공유공간이다. 이는 제3의 장소로써 주거와 일터가 아닌 또 다른 장소로써 사람들이 모이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당시 방문했을 때도 화이트보드와 벽면에 토의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홍성에 사는 친구와 잠깐 만나서, 마을활력소에 들른 길이었다. 도로에 바로 면하고 있는 밭에 빨갛게 튤립이 활짝 펴있었다.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것이 아니라 노지에서 꽃농사를 짓는 것이다. 여기서 꽃농사를 짓는 이들은 '꽃잎열매밭'이라는 팀이다. 밭을 새롭게 가꾸는 모습에 굉장히 흥미로웠다. 친구가 잠깐 설명해주기로는, 새롭게 들어온 친구들이 하는 작업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홍성에는 새로운 일들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답사에서는 농총마을공동체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면서도 느슨하면서도 끈적한 관계로 맺어진 지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풀무학교, 밝맑도서관에서부터 장곡면 오누이 센터, 젊은협업농장, 행복농장 그리고 홍동면 ㅋㅋ만화방 등 홍동/장곡면 곳곳에서 지역 주민들의 일상을 돌보는 사회적 관계망이 펼쳐져 있다.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홍성에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오고 가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짧은 시간 답사였지만, 홍동/장곡마을에는 어떤 일이 생길 때 동료 또는 옆에 말을 걸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 회의하고 합의하고 또 다투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부대끼며 나아가는 공동체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