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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문 Feb 02. 2022

파평산의 밤과 아침

백패킹 이야기 #6

지난 10월에 다녀온 파평산 백패킹. 미루고 미루어온 포스팅을 드디어 한다.

일상의 바쁨과 게으름 그 중간에서 고곤분투하다가 다시 시작하는 브런치.

기억을 되집어 가며 포스팅 해 본다.

느즈막이 시작된 등산

토요일 오후 늦은 시간이였다. 침대에 붙어버린 몸이 떨어지지 않을 무렵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침을 챙기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목적지도 없이 출발하였기 때문에 멀리 갈 수는 없었고, 가까운 1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파평산으로 향했다.

 


꽤나 가파른 코스

평소 등산을 즐겨하다보니 2km 정도의 거리는 부담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꽤 무리하게 챙긴 박배낭과 해가 지기 전에 올라가려고 하는 조급한 마음 때문인가, 유난히도 힘들었던 코스였다.

 


해가 지기 전에 올라가야한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낙조가 보인다. 해가 지기 전에 올라가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시간을 오래 지체할 수는 없다.

 


노을 끝머리에서

다행히 노을이 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었다. 높지 않은 산이었지만 조망이 멋진 곳이었다.

 


데크에 처음해본 피칭

매번 흙바닥에만 피칭을 해서 금방할 줄 알았는데 데크 피칭은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오징어 데크팩을 가져갔지만 촘촘한 나무 데크들 사이에 팩을 집어 넣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정상 데크에는 이미 차리를 차지한 백패커분들에 계셨기 때문에 한정적이었던 상황. 어찌어찌 피칭을 완료하니 이미 주변은 칠흙같이 어두워졌다.

 


내 소중한 MSR

텐트 옆에서 의자를 펴놓고 느즈막이 저녁을 먹었다. 포장해 온 치킨은 이미 다 식었고, 입맛이 없었지만 살려면 먹어야한다. 우걱우걱 처리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조급한 마음과 빠듯한 시간 덕분에 조금은 고생스러웠고, 그로 인해 아늑한 잠자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자면 잠이 잘 오는지, 무섭지 않은지 등.. 나의 답변은 동일하다. 20kg 남짓되는 배낭을 매고 산에 올라보라고.

 


부지런한 백패커분들 덕분이 일찍 기상

일찍 기상했다. 백패커들의 암묵적인 룰 중 하나는 '등산로가 연결되는 정상 데크에 텐트를 피칭할 경우, 등산객들이 올라오기 전에 빨리 자리를 정리하는 것'이다. 지난 밤의 단잠이 나를 침낭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지만,  어쩔수 없이 자리를 정리하도록 한다.

 


정리하고 내려가는 길.

일출을 즐기고 반대편으로 내려가는 길. 운해가 멋지게 펼쳐져있다. 일명 '벙커돔'이라고 불리는 파평산 백패킹의 숨은 명당. 다음에는 조금 일찍 서둘러서 이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

 


산공기 마시며 즐기는 하산길

7시도 체 안되는 시간이 하산을 완료했다. 백패킹은 항상 가기전에는 조금 귀찮은 생각이 들지만 다녀오고 나면 성취감에 취해서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 성취감 때문에 산을 끊을 수 없다. 앞으로도 더 많은 곳을 다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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