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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문 Feb 02. 2022

순수함을 잃어버린 애송이

눈이 오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다. 해가 뜨면 눈이 녹는다. 이 당연한 사실이 내 안에 머문다. 사실 당연한 것은 없다. 경험하지 않고는 모르는 것들 투성이던 나의 어린 시절을 지나 서른 즈음을 거니는 지금까지 다양한 상황들이 나를 어떠한 '존재'로 만들어왔다.

 

나는 이제 잘 안다.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원인에 따른 결과가 무엇인지, 한 걸음을 내딛기 전에는 심히 두렵다는 사실까지도. 머리로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내재화되어 나의 담대함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순수함을 잃어버린 애송이가 되었다. 내재된 두려움이, 뻔히 보이는 결과들이 나에게 족쇄를 채운다. 나는 어떠한 '어른'이 되어버린 것인가. 어떻게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인가.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이 성숙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겁이 많은 겁쟁이로 만들었다.

 

순수함을 가진 아이들이 부럽다. 상상으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고,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가진 그러한 내면을 되찾고 싶다. 겁 없이 행동했던, 거침없이 꿈을 얘기하던 그 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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