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자유가 아니다

자아실현 이야기 #3

by 필문

퇴사 후,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듯하다. 그래서 '부럽다', '나도 그만두고 싶다'와 같은 말을 종종 듣는다. 직장이라는 감옥에 갇혀 하루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사람들은 그 감옥을 탈출하는 것이 꿈이자 목표일 것이다. 그들에게 나는 꿈을 이루는 것처럼, 목표에 다가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유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시간을 보내고 누구의 허락 없이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 자유일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인데. 하지만 나의 삶은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함정이다. 퇴사만 하면 누구든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야 되나 고뇌하고 생각하다 보면 정신적 노동에 갇혀버린다. 시간적으로는 자유롭지만 마음적으로는 여유가 없으니 어떻게 자유로운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직장은 퇴근이 있지만, 백수는 퇴근이 없다.


자유롭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다.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이다. 드라마 '미생'의 대사가 떠오른다. "회사 안은 전쟁터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야"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퇴사할 당시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으로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그래도 조금은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그 결정은 생각보다 나에게 자유로운 상황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진정한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괴로움을 이겨내야 한다. 지루하지만 익숙함이 주었던 안정감을 떠난다는 것이, 당장 차곡차곡 쌓이던 월급이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나의 삶을 옥죄어 온다.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지 모른다는 심리적 불안함과 그리고 그 방향으로 가기까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공백 기간은 생각보다 견디기 힘들다.


하지만 나는 이 시간이 좋다. 오히려 좋다. 자유롭지 않은 이 삶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있을까? 매일매일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항상 "No"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어서 이 괴로움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본래 나는 무엇인가 위기상황일 때 더 잘해나가는 성향이다. 현재 이 자유로워 보이지만 자유롭지 않은 삶이, 괴롭지만 어쩔 수 없이 고뇌하게 만드는 이 상황이 진정한 나를,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게 길을 열어준다. 이 이유만으로 나는 이 괴로움을 감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고 싶으면 그만한 책임 그리고 괴로움을 감당해야 할 자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부디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감수하며 발전해나갈 소망 그리고 용기가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퇴사는 자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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