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인 삶이란 무엇일까

by 필문

‘작가님’이라는 호칭은 여전히 어색하다. 어색함을 넘어서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개인적으로는 그 호칭이 주는 무게감이 꽤나 무겁게 느껴진다. 때로 누군가가 그런 호칭으로 불러줄 때 오만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예술이란 무엇이며, 작가는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일까. 예술과 전혀 관련 없는 공부를 하고 그 세계와 동떨어진 삶을 살았기 때문인지, 여전히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도 분명 느껴지는 부분은 있다. 설령 이것이 잘못된 생각일지라도 어디론가 나아가는 과정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른 살의 끝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때의 나는 조금 더 용감했고 과감했다. 하지만 모든 도전의 결과가 성공은 아니더라. 아니 사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에 다가갈 확률은 꽤나 낮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거리로 나갔다. 뒤처진다는 생각, 아무 쓸모 없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 무렵 무심코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혹은 나만 좋아하는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아름다웠다. 그때의 나는 일종의 창작자였다. 그 창작의 결과는 누구를 설득하기 위함도, 어떤 다른 지점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마음에 드는 무엇인가 만들어 냈을 뿐인데, 꽉 막힌 듯한 인생에 숨통이 조금은 트이는 기분이었다. 결국 창조적인 행위를 통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냈을 때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창조적인 행위는 결국 나 자신을 살리는 일이었다. 세상이 말하는 좋은 결과라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기준이었다. 적어도 내가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그동안 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아주 보잘것없는 사진 한 컷, 누가 보지 않아도 나만이 좋아했던 그 결과물, 그리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의미 있는 행위 그 자체였다.


결국 예술적인 삶의 한 부분은 무엇인가 창조하는 삶이 아닌가 싶다. 결과적인 것, 그리고 그 과정을 온전히 스스로 느끼고 누릴 수 있는 창조적인 행위가 삶의 막힌 부분을 뚫어줄 수 있다. 글, 그림, 사진 뭐든 좋다. 우리 모두는 예술가일 필요가 있으며, 혹은 이미 그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꽤나 의미 있는 삶이다. 이제야 나는 누군가가 아닌 나 스스로를 조금을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적인 삶이 나를 포함해서 누군가의 삶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더해줄 수 있다면 어떻게든 계속 이어가고 싶다. 아니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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