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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Dec 09. 2021

훈련은 기존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복입니다.

그냥 저냥 요가수트라 1.18

tatra sthitau yatno-abhyasah

훈련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하염없이 무한반복하는 노력이다.


<훈련은 기존의 습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반복입니다>


저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훈련을 견딘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오랜 세월 훈련을 견딘 사람들은 튼튼하거든요. 멘탈이 센 편이고, 그 분야에서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뭔가 자신감도 있거든요. 나이테 같은게 있어요.


하지만 제가 이런 사람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기존의 습관을 벗어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보이스 오브 코리아 같은 경연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쿠세'라는 말을 가끔 들을 수 있습니다. 쿠세는 버릇이라는 의미입니다. 노래를 잘하려면 쿠세를 버려야 합니다.


쿠세가 생기는 이유는 쓸데 없이 기술을 남발하거나, 발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자기 세계에 너무 빠져들어서 쿠세가 생기게 됩니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 입니다. 기본 없는 기술 남발, 기본기에 대한 이해부족, 자의식 과잉은 버릇을 만듭니다. 훈련은 버릇을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버리는 행위입니다.


요가도 훈련입니다. 한 순간의 깨달음 같은게 아닙니다. 지속적인 반복수련입니다. 평정심은 깨달음을 통해 얻는게 아닙니다. 깨달음 그런거 개나 갖다 주십시오. 한 순간의 깨달음으로 평정심을 얻었다해도 영구적으로 지속되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평정심은 순간이 아니라 유지의 문제입니다.


버릇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를 하려면 죽어라고 반복해야 합니다. 인간 의식의 버릇은 참 안타깝습니다. 일희일비의 연속입니다. 좋으면 좋고, 나쁘면 나쁘고, 기쁘고, 화나고, 우울했다가, 웃었다가, 울었다가, 무기력했다가, 활기가 넘쳤다가, 다시 퍼지고 난리도 아닙니다. 한번 좋고, 한번 나쁜 상태를 벗어나 평정심을 유지하는게 훈련이고 수련입니다.


힘듭니다. 감각의 자극과 감정적 격정과 생각의 번뇌는 힘이 셉니다. 진짜 존나 셉니다. 본능이니까요. 성인이 드문 이유입니다. 성인은 자극과 격정과 번뇌에서 거의 벗어난 사람들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군인으로서 피지컬도 강했고, 정신적 단련을 많이해서 성인입니다. 예수님은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기도도 명상입니다. 공자는 책을 엮는 끈이 몇번이고 떨어질때까지 책을 읽었습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보다 가혹하게 수련한 사람은 나 이전에도 없고, 나 이후에도 없을 것이다".


성인들이 한 순간의 깨달음에 의존해서 약만 팔았다면 동네에서 좀 똑똑한 아저씨 정도에 불과했을 겁니다. 그들은 부단한 반복적 노력을 통해 본능과 버릇을 버리고 평정심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평정심에서 나오는 지혜를 우리에게 전수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훈련을 했거나, 훈련을 하고 있거나, 훈련할 준비가 된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버릇을 버려온 사람이라면 요가든 뭐든 다 잘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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