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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Oct 25. 2022

영화<MR. 소크라테스>를 보고난 후, 짧은 생각정리

<미스터 소크라테스>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누군가의 인생 영화라는 말을 들었고, 술마시면서 열심히 봤다. 이왕 본김에 독후감도 한 번 써보려 한다.


이 영화의 주제는 주인공의 변화이다. 2시간 동안 주인공 구동혁(김래원)이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원래 깡패였던 구동혁이 경찰이 되고, 마지막에는 정의를 구현하는 흐름의 영화다.


구동혁이 영화의 시작에서 끝까지 어떤 것들이 변했는지 분석을 해보았다.


구동혁의 깡패 시절은 다음과 같다.   

폭력적이고 무자비하다. → 사람을 인정사정없이 무식하게 팬다.

소시오패스 수준으로 이기적이다. →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서라면 가장 친한 친구도 버린다.

법과 정의와는 거리가 멀다. → 폭력적 본능에 충실하기 때문에 법은 개무시해버린다.


그렇다면, 구동혁은 어떤 방향으로 변했을까?   

타인의 감정과 공포를 이해한다. → 의미없는 폭력을 행할 수 없게 된다.

의리라는게 생긴다. → 경찰 반장과의 의리를 지킨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된다. → 법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킨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이유로 변하게 되었을까? 강제로 공부를 해서? 스승이 생겨서? 동생도 깡패가 되는걸 볼 수 없어서? 경찰이 되어서? 모두 맞는 말이다. 인간은 본능적이기 보다는 이성적이야 변할 수 있다. 그러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강제로라도 때려박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자신을 이끌어줄 사람도 필요하다. 먼저 길을 걸어간 사람만이 그 길을 안내할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다. 선생님이 없으면 왠만한 사람들은 모두 인생의 길을 잃는다. 스승을 만나든 책을 읽든 해야 한다.


도둑놈도 도둑놈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다. 내가 도둑놈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의 악행은 눈에 보인다는 뜻이다. 이것은 본능적으로 악행이 무엇인지 아는 인간의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악행을 행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악행을 더 잘 본다. 그리고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오지 않길 바란다. 친구나 가족이 나처럼 되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려면 내가 해야할 일은 악행의 길을 청산하는 길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매우 진부한 말이 있다. 구동혁은 깡패지만 경찰이다. 아이러니한 그의 정체성은 내면의 갈등을 계속해서 만들었을 것이고, 선택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는 법과 정의에서 멀어진게 아니라, 정의를 구현하는 쪽의 길을 택했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구동혁이 형사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들이다. 그는 매우 능숙하게 그 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와 깡패들을 소탕한다. 이유는 당연히 그가 깡패였기 때문이다. 깡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정도가 아니라, 깡패로서 생각한다. 그리고 그걸 깡패의 방식으로 해결한다.


사람은 자기가 되어본 존재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삶에서 해결한 문제만큼 사람들과 세상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문제가 많고, 그 문제들을 많이 해결해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잔잔한 파도는 유능한 선장을 만들 수 없다. 지금 내 삶에 문제가 나를 괴롭힌다면, 파도를 타듯이 문제에 올라타자. 파도를 이기는 방법은 뱃머리를 파도쪽으로 돌리는 방법밖에 없다. 내 앞에 파도를 넘어 최고의 선장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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