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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필준 Dec 24. 2022

하루쯤은 괜찮을거야.

강박적 루틴의 무한반복이 만들어낸 괴로움에 대한 고찰

오늘은 무계획으로 하루를 보냈다.

목욕탕에 갔고, 듣고 싶은 강의를 듣고, 커피를 마시고, 먹고 싶은걸 먹고, 당구장에 혼자가서 당구를 쳤다.

그냥 생각나는대로 움직였다.


지난 몇년간 무계획으로 보낸 날이 없었다.

뭐라도 하고, 뭐라도 계획을 세우고 움직인다.

그게 나의 행동패턴이다.


계획이라는게 뭐 거창한건 아니다. 

무언가를 쓰고, 실행하고, 지운다.

나는 매일 그렇게 산다.

일도 계획을 하고 움직인다.

청소도 순서를 정하고 하나씩 지워가면서 한다.

운동도 단계를 정해놓고 하나씩 실행한다.

취미생활도 분량을 정해놓고 하루에 하나씩 실행한다.


하루종일 그렇게 빡빡하게 산다.

그래서 많은걸 얻긴했다.

내가 하고 싶은 취미는 다하고 있고,

일도 계획적으로 하는 편이다.

운동능력도 조금씩 올라간다.


하지만 문제가 있긴하다.

1. 너무 많은걸 한번에 진행하고 있고,

2. 취미생활의 처음엔 경우 하고 싶어서 했지만, 너무 계획적이고 강박적이다 보니 일처럼 되어버린다.


취미가 일이되고, 일도 일이 되버린 상태다.

그래서 To Do List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

나는 하루에 

1)춤추기

2)그림 그리기

3)요가 하기

4)근력 운동

5)글쓰기

6)바둑 강의 듣기

7)당구 강의 듣기

8)기타 연습하기

9)노래 연습하기

10)명상하기

11)책읽기

를 한다.

회사 업무는 일단 무조건 해야하니까 논외로 한다.


일단 묶어버리자.

1)춤추고, 요가하고, 근력운동을 묶어서 1시간안에 끝낸다.

2)그림은 이제 필요한 것만 그린다.

3)바둑강의는 다들었으니 버린다.

4)당구도 강의를 듣지않고, 심심할때 혼자 치러간다. 결국 루틴에서는 버리기로 한다.

5)글쓰기는 오히려 늘린다. 매일 쓰고 싶은 주제 1개, 책을 쓰기 위한 주제 1개만 쓰기로 한다.

6)기타는 30분만 친다.

7)노래 연습은 차에서 이동중에만 한다.

8)명상은 하루에 20분으로 고정한다.

9)책은 필요한 책만 읽는다.


결국 정리하자면,

1)육체활동 및 운동 1시간

2)필요한 그림 1개 - 30분 ~ 1시간 소요

3)글쓰기 2개 - 2시간 정도 소요

4)기타 30분

5)노래연습은 이동중에만

6)명상 20분


다합치면 필요한 시간이

5시간 정도이다.

그외에 남는 시간은 책을 쓰는데 모두 투자하기로 한다.

아마도 책을 읽거나, 자료를 수집하는데 투자하기로 한다.


하루는 24시간이니까,

8시간 일하고,

4시간 자면,

12시간이 남는다.


12시간에서 밥먹는 시간 1시간 빼면

11시간 남는다.

자동차로 이동하는데 왕복1시간 걸리니까

다시 10시간 남는다.

씻고, 집안일 하는데 1시간 정도 빼면 

9시간 남는다.


루틴을 이행하는데 5시간 소요하면

4시간 남는다.

나에게 주어진 하루의 자유시간은 3~4시간

이 시간도 책을 쓰거나, 필요한 작업을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이어트 한다고했지만

그래도 빡센건 사실이네.

그래도 루틴을 줄이고,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더 투자하기로 한다.

그리고 너무 빡세면 자유시간에는 쉰다.


현타가 오긴온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사는가?

그래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해나가자.

하지만 주말엔 좀 쉬자.

그대가 이야기한 것처럼 나는 강박적인것은 사실인듯 하다.


엄마한테 오늘도 이야기 했다.

이름에 반드시 필必 같은 한자는 넣는게 아니라고,

사람들이 힘든 이유는 Must식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없다고,

하고 싶은걸 하는것뿐이라고,

그래 나는 다 하고싶다.

하지만 너무 다 해야만 하는게 되버렸고,

그래서 괴로움을 느끼니

하나씩 해치우고, 빼버리기로 하자.

그리고 주말 하루는 생각없이 살자.


어쨌든 메리크리스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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