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_정호승
너도 그네를 타보면 알 거야
사랑을 위해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그동안 네가 수평을 유지해본 적이 없어
한없이 슬펐다는 것을
오늘은 빈 그네를 힘껏 밀어보아라
그네가 결국 중심을 잡고
고요히 수평의 자세를 갖추지 않느냐
너도 너의 가난한 사랑을 위해
수평의 자세를 갖추기 위해 진실해라
너는 한때 좌우로 혹은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으면 그네가 아니라고
더 높이 떠올라 산을 넘어가야 한다고
마치 손이라도 놓을 듯 그네를 탔으나
결국 그네는 내려와 수평의 자세를 잡지 않더냐
사랑한다는 것은 늘 그네를 타는 일이므로
부디 그네에서 뛰어내리지는 마라
수평인 그대로 고요해라
與鬱의 生生知音
사랑은
‘흔들림을 지나 다시 수평으로 돌아오는 일’이라는
시인의 말이
오늘은 오래 머뭅니다.
사랑을 위해서는
‘수평을 유지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 수평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흔들린 뒤에야
비로소 도착하는 자리라고
시는 말해줍니다.
그네는
더 높이 떠올라
산을 넘어가려 합니다.
손을 놓을 듯 아슬아슬한 순간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네는 다시 내려와
‘수평의 자세’를 찾습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늘 그네를 타는 일이므로
부디 그네에서 뛰어내리지는 마라’고.
사랑이 힘들 때
우리는 흔들림을
사랑의 일부로 받아들이기보다
뛰어내리는 쪽을
너무 쉽게 선택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네에서
하나가 된다는 것은
서로를 붙잡아 엉키는 일이 아니라,
각자가 제 자리를 지킨 채
같은 중심을 향해
매달려 있는 상태일 것입니다.
오늘은
빈 그네를 밀어보라는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더 높이 가려 애쓰지 않고,
서둘러 결론 내리지도 않고,
‘수평인 그대로 고요해라’는
마지막 문장을
마음에 내려놓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