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질환이 대체 뭐길래...
무언가를 검색하여 알아낸다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인 것 같다.
어떤 단어를 검색하던 무수히 많은 검색결과가 나오지만 정작 믿을 만한 정보를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지난 두달여간 피해망상에 대한 검색에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것 같다. 백과사전도 살펴보고 커뮤니티에도 들어가 보고 혹시나 내가 찾고자 하는 정보가 나올까 검색결과 페이지를 수십 페이지나 넘겨가며 살펴봤지만 정작 도움이 되는 정보를 찾아내는 건 실패.
하긴, 생각해보면 또 그렇다. 피해망상을 앓고 있는 이들은 본인이 피해망상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테니 증상 공유이니 호전되는 방법이니 하는 것들을 인터넷에 올릴 리 만무하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인들은 매양 병원을 따라 다니며 관찰일기 작성하듯 하루를 챙기지 않는 이상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들의 마음 상태가 어떤지 잘 눈치채지 못할테니. 게다가 아직까지도 쉬쉬하기만 한다는 '정신과적' 질병이니 더더욱 인터넷 상에 정보가 있을리 없지.
그렇지만 답답한 걸.
엄마랑 마주하는 매 순간 긴장을 하고 앉아서 예상 밖의 말에 당황하기도 안심하기도 하다보면 내가 엄마를 바라보며 하는 행동이나 말이 적절한 건지 다른 더 좋은 대응방법이 있는 건지 난 모르니까. 갈피를 못 잡겠으니까.
엄마가 2~3주 간격으로 다니는 병원을 세 번에 걸쳐 따라갔다.
몰래 녹음기를 켜서 진료 내용을 녹음하기도 하고 들었던 내용을 기억했다 다른 가족들에게 문자로 공유하기도 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엄마를 대하는 방식을 모방해보려 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전지적 선생님의 시점으로 환자를 대하는 것이니 자식 따위가 흉내내기엔 한계가 있더라.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까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잖아' 정도의 인용.
병원에서 피해망상 환자에게 해주는 일은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약물을 처방해 한껏 예민해져 있는 환자들의 마음을 인위적으로 무디게 만들어 주는 것. 그 외에 환자들이 털어놓는 망상을 '지금은 마음이 좀 예민해서 그런거다', '그 예민한 마음에 집중하지 말고 현상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정도의 조언.
검색을 해봐야 이 방법이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엄마가 이 치료방법으로 정말로 나아질 것인지에 대해선 1도 알 수 없으니. 난 그냥 적당히 의사 선생님 말을 흉내내고 인용하며 엄마를 대하는 상황을 모면하고 있다.
이 의사선생님을 엄마가 언제까지 믿을지. 병원을 언제까지 참고 다닐지. 나나 혹은 다른 가족이 따라가지 않으면 병원 다니는 것을 그만두지나 않을지. 엄마가 먹고 있는 약이 감각을 둔하게 하는 것 외에 다른 작용도 하는지. 약을 제대로 먹고 있는것이기나 한 지.
누군가 나에게 짠 하고 나타나 설명해주면 참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