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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케빈 Jun 04. 2022

아이의 생일파티에 진심입니다

아빠의 육아 휴직 이야기 #9

 지난번에 6 만에 와이프의 생일을 함께 보냈다는 글을 올렸었는데, 이번엔 6 만에 딸아이의 생일을 함께 보낼  있게 됐다.   지나고서 해외 근무를 시작해 오랜 기간 와이프와 아이 둘이서만 생일을 보내 매번 미안했고 마음이 많이 안 좋았는데, 그래서 이번 생일은  즐겁게 보낼  있게 준비하고 싶었다. 진짜 생일은 며칠 남았지만 친구들과 집에서 하는 생일파티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일단은 생일 분위기를 내기 위해 거실에 생일 기념 풍선을 달았다. 쿠팡에서 생일 축하 풍선 세트를 구매해 거실을 꾸몄다. 풍선에 바람을 넣고, 테이프를 뒤에 붙여 장식을 하는데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1년에  , 아이 생일과 크리스마스에 이걸 와이프가 그동안 혼자 하고 있었다니.. 와이프의 정성에 경의를 표한다. 이번에는 추가로 피냐타를 달았다. 피냐타는 멕시코 등의 나라에서 어린이 축제 등에 사용되는데, 과자나 장난감을 넣은 종이 박스로, 막대기 등으로 두드려 터뜨리는 모형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운동회 때 하는 박터뜨리기 정도와 비슷하다.



 다음 코스는 유원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선 터뜨리기를 준비했다. 며칠  신세계 백화점에 들렀는데 하필 그곳에 풍선 터뜨리기 놀이가 있었고, 해보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호기롭게 “아빠가 집에서 만들어줄게”를 외치며 시작됐다. 간단히 벽에 부직포를 붙이고,  위에 풍선을 붙여 다트 화살(?) 던져 터뜨리는 게임이다. 여러 번의 테스트를 거쳐 적정 위치에 라인을 긋고,  아이당 10회씩 던지게 규칙을 만들었다. 1 상품은 포켓몬 학용품 세트, 2등은 포켓몬 스티커, 나머지 아이들은 참가상으로 별사탕까지 준비했다. 밤새 풍선 70 정도에 바람을 넣고, 벽에 붙이고 준비를 끝냈다.



 마지막으로 준비한 이벤트는 인형 뽑기! 이것도 신세계 백화점에 들렀을  나의 마음에 불이 지펴졌었다.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다른 아빠는 집에서 뽑기 해주던데..”  얘길 해서 역시나 호기롭게 “아빠가 해줄게 외치며 네이버 카페와 당근을 뒤졌다. 처음에는 진짜 인형 뽑기 기계를 집에다 둘까까지 생각했다. (아이들 놀이에 진심입니다.) 하지만 대여하는데 15 , 배송비만 4~50  정도 들어 바로 포기하고, 당근에서 파는 난감 인형 뽑기 기계를 준비했다. 인형을 넣기는 사이즈가 작아 사탕과 초콜릿 등을 넣어 기계를 준비했다. 여러 테스트를 거쳐 아이들이  뽑을 만한 제품들로 넣고 파티 준비를 마쳤다.



 파티 당일, 딸아이 포함 7명의 아이가 우리 집에 모였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스티로품으로 된 막대기로 피냐타를 두드리는데 이게 생각보다 안 터졌다. 근데 안 터져서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잘 안터지니 아이들이 정말 정신을 놓고 풀 스윙을 날리며 피냐타를 두드렸다. 너무 안 터져 밑 부분을 살짝 찢어 다시 두드리고, 결국 터지며 안에 있던 색종이와 사탕 꾸러미가 바닥으로 떨어지니 아이들이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하나는 아쉬우니, 하나 더 터뜨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서 풍선 터뜨리기 룸으로 갔다. 딸아이가 여러 번 던져보며 적정 위치를 잡았는데, 생각보다 다른 아이들이 잘 던졌다. 10번의 기회를 줬는데, 7개를 터뜨린 아이가 1등이 됐고, 딸아이는.. 속상하지만 2개밖에 못 터뜨려 꼴찌가 됐다.. 더 연습해 다음엔 더 잘해보자며 속상한 아이를 위로하고, 사탕 뽑기 게임도 하고, 보드 게임도 하며 생일 파티가 흘러갔다. 사실 아이 친구 엄마들도 같이 와 난 집에 같이 있지 못했지만 (이때가 기회다 싶어 나가서 나도 친구를 만나고 오긴 했음) 찍힌 사진을 보니 아이가 함박웃음을 짓고, 집에 와서 얘기해보니 정말 최고로 행복한 하루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함께 있는 생일, 아빠가 있어서 더 특별한 생일 파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정말 부모는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아이가 행복하다는 그 한 마디면 충분 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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