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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케빈 Aug 22. 2022

7주 차 - 같이 요리하기

 저희 아이는 유치원 다닐 때부터 뭐가 되고 싶은지를 물어보면 항상 Patissier(파티셰)가 되고 싶단 얘길 하는데, 몇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어릴 때부터 집에서 같이 요리를 한다거나 집 주변에 있는 쿠킹 클래스를 많이 찾아다녔어요. 쿠킹 클래스에서는 특히 빵이나 쿠키 만드는 것들을 좋아했고요. 


 그러다 한 번은 와이프 없이 둘이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는데, 뭘 하면 좋을지를 찾아보다 평소에도 좋아하던 쿠킹클래스에 참여하게 됐어요. 평소와 다른 점은, 이번엔 아빠가 같이 참여한다는 점이었죠. 물론 저는 그때가 첫 쿠킹클래스였고, 평소 요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답니다. 


 제주 공항 근처에 있는 토토 아틀리에란 곳을 찾아갔어요. 시즌별로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 수 있고, 직접 가꾼 텃밭에서 신선한 야채도 뽑아볼 수 있고,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아이들이 뛰어 놀기도 좋은 곳이라 선택했었답니다. 또 좋은 점은 어른은 어른대로 만들고, 아이들은 별도로 룸에 들어가 선생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케어해주시는데 정말 편했어요. 당시 아이는 머핀을 만들고, 저는 감귤 머랭 파이를 만들었는데 이때 만들었던 요리를 지금도 가끔 얘기를 해요. 아빠와 둘이서 만들었던 음식이 인상 깊었나 보더라고요. 물론 그 뒤로도 가끔씩 같이 쿠킹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하고, 집에서 같이 디저트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요리활동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흥미 있는 시간이에요.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학습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요리활동 때 사용하는 요리 순서표나 관련 도서 등에 나오는 새로운 재료의 이름이나 조리방법 등을 통해 아이의 언어 발달을 돕고, 여러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관찰하며 과학적 개념이 발달될 수 있고,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집중력도 기를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엄마표 요리놀이'의 저자이자 아동요리 지도사 최인영 박사는 "요리는 즐겁고 재미있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가지 감각을 골고루 자극해 아이의 지능과 창의력일 키워준다"라고 얘길 했어요. 아이들에게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수단이자 상상력을 표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손으로 상상력을 발휘해 개성 넘치는 결과물을 만드는 체험을 하며 미술적인 감각을 익힐 수도 있다며 아이에게 많은 요리를 체험해보도록 추천했어요.  


 뿐만 아니라 놀이학교 위버지니어스 황신아 원장은 전북도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빠와 아이가 좋은 시간을 보내는 놀이 방법 중 하나를 '요리하기'라고 하며 요리의 장점을 몇 가지 알려줬어요. 스스로 만든 음식을 맛보며 음식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소근육과 대근육을 끊임없이 사용하여 신체가 정교하게 발달하도록 돕고, 재료를 보며 다양한 색감각과 미적 감각을 기루는 등 요리의 장점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많죠. 


 물론 아빠들도 요리 체험이 아이들에게 좋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만 같이 하는 건 또 다른 문제잖아요. 처음부터 집에서 하기란 어려우니 자본의 도움을 조금 받아봐요. 자, 포털사이트를 여시고 키즈 쿠킹, 혹은 베이킹 클래스를 검색해보시면 집 주변에 이렇게나 많은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추천을 해줄 거예요. 그중 평점 좋은 곳으로 예약을 하시고, 이번 주말에 방문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런 쿠킹, 혹은 베이킹 클래스는 대부분이 부모와 떨어질 수 있는 아이만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어 정말 많이 찾아봤는데 부모와 함께 할 만한 곳은 몇 없더라고요. 위에서 언급했던 제주도의 토토 아뜰리에나 경주에 있는 '이상복 경주빵 꾸글 애드' 정도는 제가 방문해봐서 같이 하기 좋았고요, 구청등의 평생교육센터나 문화센터에도 이런 부모와 함께하는 베이킹 클래스가 있으니 살고 계시는 지역에서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못 찾으셨어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요즘 밀키트도 그렇고, 홈베이킹 관련 자료가 너무나 많아서 도움을 받아 진행해봐도 좋아요. 사실 집에서는 저도 잘 못해서 와이프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와이프든 유튜브든 도움을 받아 하나의 요리라도 만들어 보신 아빠라면 아마 두 번, 세 번은 계속해서 이어나가실 수 있을 거예요. 그만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눈으로 보실 수 있으니까요. 


 혼자서 하는 요리도 못하는데 아이랑 같이 하라는 것에 부담을 가지실 수는 있지만 그럴 필요 전혀 없어요. 뭐, 맛없으면 어떻고, 조금 실패하면 어때요. 요리의 모든 과정에서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아이의 생각대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보는 그 과정이 중요한 거잖아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 칭찬을 아끼지 말고 참여를 계속 유도하는 것이 좋아요. 그래야 다음이 있으니까요. 


 참고로 요리놀이에 적당한 연령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5세 이상부터 초등학생들에게 좋다고 해요. 5세가 되면 손과 눈의 협응력, 소근육이 발달하면서 젓가락 사용이나 도형 그리기가 가능하고, 집중력이 발달해 관심 있는 주제라면 상당한 집중력을 보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7세~9세 아이들에게도 좋은 놀이이니 걱정 말고 시작하시면 됩니다. 


 최근 아이 친구들, 그리고 아빠들과 엄마 없이 경주로 여행을 떠났었어요. 제가 여행 계획을 세웠었는데 첫 시작을 경주의 명물 '황남빵 만들기'로 했답니다. 다 같이 앞치마를 두르고 자리에 앉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밀가루 반죽, 완성 반죽 빵 성형, 팥 앙급 넣기, 문양 새김, 계란 칠하고 오븐에 빵을 굽는 모든 과정을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했죠. 아빠들이 처음에는 아이들만 하는 줄 알았다며 당황해하고 쑥스러워하셨거든요. 그런데 나중에는 아이들보다 더 좋아하며 참여하셨었어요. 물론 아이들도 아빠와 빵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됐었고요. 


 어색하고 어려운 건 다 알아요. 하지만 우리 모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잖아요. 걱정 말고 일단 시작해봐요. 언제나 제가 멀리서 아빠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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