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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 이야기하기 : 변화

마음노트

by 보미



심리상담 이야기하기


4) 변화




길다면 길었던 여정을 지나, 드디어 마지막 키워드를 나누게 되었네요.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변화입니다.


결국 상담이 무엇이냐라고 말한다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어쩌면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기대하시는 것도 바로 이 '변화'일 것입니다.


상담을 찾는 분들은 저마다의 바람을 품고 문을 두드립니다.

어떤 분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오래된 무기력이 사라지길 바라고,

어떤 분은 지금 맞닥뜨린 고통스러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고,

어떤 분은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로 인한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어하며,

또 어떤 분은 강렬한 분노와 같은 감정을 조절하고 싶은 마음으로 오시기도 해요.


이처럼 각자 다른 이유로 상담을 찾아오시기에,

상담 초반에는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상담자와 함께 설정하게 됩니다.

단기 상담에서는 보다 단기적인 대처방안에 초점을 두고,

장기 상담에서는 마음의 보다 깊은 층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목표로 세워볼 수도 있죠.

상담의 방식에 따라서 목표도 변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상담자와 내담자가 합의된 목표를 가지는 것입니다.

상담자는 자신이 기반으로 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상담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고, 어떻게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안내할 거예요. 그럼 여러분은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상담자에게 이야기하고, 궁금한 것을 언제든 물어보실 수 있어요. 그런 과정을 통해 상담자와 내담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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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러분이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상담은 마법처럼 한순간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에도 하루 운동 열심히 했다고 근육이 마법처럼 생기지 않는 것처럼, 마음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근육을 키워나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상담에서의 변화는 조금씩 내면 깊은 곳에서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종종 아주 미세하고 섬세한 것일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이전에는 무조건 자신을 탓하던 사람이 "아, 내가 그때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며 스스로를 더 따뜻하게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거나, 또는 울지 않으려 꾹 참고 버티기만 하던 사람이 상담 안에서는 조심스럽게 감정을 흘려보내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처럼요.



변화는 때로 작은 깨달음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떨 땐 상담자가 먼저 그 변화를 알아차리고 언급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처음에 상담에 왔을 때는 "제가 이러면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라며 경험되는 감정을 억누르고 스스로를 탓하기만 하시던 분이, 어느 순간 "그래서 사실은 상처 받았어요.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죠. 전 그때 그냥 제 얘기를 들어주길 바랐거든요." 라고 자신이 느꼈던 것과 바라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해요. 그럴 땐 그 변화에 대해 제가 먼저 말씀드리기도 해요. "지금 보니 00님께 이런 변화가 있었네요." "처음과 비교하면 이제 내가 나에게 좀 덜 엄격해졌네요." "조금 더 내가 원했던 걸 알아주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네요." 이렇게요.


이처럼 상담자는 당신의 여정을 함께하며, 그 변화를 발견하고, 그것의 의미를 함께 알아줍니다.



제가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항상 내담자분들께 안내드리는 것이 있어요.

바로 상담에서의 변화는 일직선으로 쭉 올라가는 모양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나아가는 듯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고, 감정이 더 복잡해지거나, 오히려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상담이 어느 정도 마무리에 가까워질 무렵이면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시곤 해요.

"처음 상담받을 때의 나와는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어요.", "지금 돌아보니 상담에서 그 경험을 나누고 내 감정을 살펴보았던 그 순간들이 모두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 변화가 눈에 띄게 크거나 극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나는 처음 상담을 찾아왔던 그때의 나와는 달라졌다는 걸 깨닫게 돼요. 상담은 그런 과정이랍니다. 쭉쭉 좋아지는 일직선의 곡선은 아닐지라도, 조금씩,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변화가 쌓여가는 여정이죠.



상담을 하다보면 때로 변화가 더딘 것처럼 느껴져서, 또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럴 땐, 그 마음 그대로를 상담자와 함께 나눠주세요.


상담자는 당신의 변화 과정을 진심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어떤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지, 무엇이 막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그 감정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고,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탐색하고자 하는 사람이에요.


상담자와의 상담이 맞지 않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것도 괜찮아요. 상담자는 당신이 그렇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아요. 오히려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필요한 방향을 함께 찾아가고자 노력할 거예요.


상담에서의 변화는, 혼자서는 막막했던 길을 누군가와 함께 걷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어쩌면 여러분이 상담을 신청하고, 상담자에게 내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변화는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작지만 의미있는 첫걸음, 그 걸음을 이어나가는 길에 상담자가 늘 함께할 것이라는 걸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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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에서의 변화'라는 키워드를 마지막으로 이 주제를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이 '심리상담 이야기하기'라는 주제를 쓰기 시작할 때는,

그저 '심리상담이 어떤 건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심리상담은 정신적으로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진 사람만 받는 것이라 생각하거나, 가봤자 큰 도움이 안 될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계시다는 걸 알았거든요. 제 주변에서도 여러 이유로 상담을 시작하는 걸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망설임에는 앞서 말한 편견뿐 아니라, 심리상담이 실제로 어떤 과정인지,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상담자는 과연 나와 잘 맞을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한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친절하게, 그리고 가볍게 상담에서의 경험을 소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쓰면 쓸수록, 그리고 마무리에 가까워질수록 참 어렵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상담은 결국 직접 경험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직접 상담을 받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글로 그런 경험들을 풀어낸다는 게 생각보다 참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글을 쓰는 동안 스스로 부족함을 자주 마주했고, 그래서 점점 쓰는 속도도 느려졌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저는 계속 마음과 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려 합니다.

이번 글에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 조금 더 명확히 풀어내지 못한 부분들은 이후의 포스팅에서 차근차근 나누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이 심리상담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되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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