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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y 11. 2018

좋고싶으면 좋아라.

모든 관계가 그렇듯, 대부분의 관계는 예상하지 못한 때에 끝난다.

사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나쁜 일들의 상당수는, 언제까지고 영원할 거란 막연한 긍정에서 나오는 소홀함 때문이다.

사람은 변한다.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시간에 예상하지 못하는 형태로

느리게 성장하는 사람도 있고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도 있다. 큰일을 겪는 사람도 있고 별일 없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겪는 일들의 변수는 당신과 내가 맞지 않는 부분이 지속적으로 생겨난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너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 왜 그래?"라는 물음만큼 의미 없는 말이 없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즘에는 다르게 변해가는. 

그건 당신도 그렇고 나도 그렇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 '변화'라는 폭풍 가운데 함께 걷고 있다. 그런데 왜 변하냐니. 

상시 변하는 게 오히려 당연한 일인데.

나를 떠나간 이들도 몇 명 있었다. 내 잘못도 분명 있었겠지. 하지만 그 친구들 덕에 깊게 고민하고 묵상 한끝에 

성장할 수 있어서 그들과의 만남은 이별이었지만, 내겐 너무나도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너무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나간 인연, 끝나버린 관계, 이 모든 것들이 사실 내게 선물임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게 제일 아쉽다.

왜 꼭 내 손안에 있어야만 선물이라 생각했을까.

얼마 전 나를 무심히 스쳐 지나간 봄바람도 선물이었고, 가져올 수 없는 제주 앞바다도 그 자체로 선물이었으며, 내리쬐다 사라진 어제의 해도 어제만 느낄 수 있는 내게 주어진 가장 좋은 선물이었던 것처럼.

나는 단 한순간도 나와 내 삶에 마주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다. 

당신이 내게 봄날의 햇볕이었어도, 가을의 떨어지는 낙엽이었어도, 세차게 몰아치는 눈보라였어도.

꼭 밝아야만 사랑하고 어두우면 사랑하지 않거나 하지 않았다. 

비가 내려야만 슬픈 것도 아니고 맑은 날이어야만 행복한 게 아니다.

맑은 날이 아니라 비가 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세상이 내게 기쁨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그것들도 기쁨이고 선물이란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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