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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May 31. 2018

당신은 당신이라 대단하다.

오늘의 주제는 댓글로 제보하신 1004 ran 님의 - 높은 이상과 그로 인한 무기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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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예측 가능한 일들만 일어나기를 원한다. 

새롭게 닥친 상황에서 미숙하거나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데, 그러다보면 스스로에게 예측 가능한 일들만 일어나게끔 주변 상황을 세팅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게 함정이다. 

가던곳만 가고/ 만나던 사람만 만나며/ 하던일만 반복하게 하는 세팅은 스스로를 지루함의 늪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추구하던 태도가 원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격이랄까.

아무리 특별한 일이라도 수도없이 반복되면 긴장감을 하락시키고 무기력함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그럼 무기력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늘 새로운것을 마주하려 해야 할까?

택배를 시켜서 받은 새 아이템이 당신을 흥분시켰던 시간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리 길지 않았을것이다.  새로운것에 의한 기쁨도 잠시일 뿐이다.


나는 당신에게 영화 "클릭"을 추천하고 싶다. 건축가 역할의 주인공 아담 샌들러는, 시간을 조작하는 만능 리모컨을 얻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순간만 즐기고 나머지는 모두 스킵해버리게 된다. 그러다 보니 다 늙어 죽기 직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싫어했던 월요일과 같은 지겨운 일상들이 모여야만 내가 그토록 원하던 "그날"이 온다는 것을. 

사실은 스킵해버린 그 시간들이, 내게 매일 주어진 가장 값진 선물이었음을 깨닫게 해주는 예쁜 영화였다.


인간은 급격한 성취나 변화 속에서 큰 감격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일들만 일어나기를 바란다.

반복되는 일상에는 그런 것들이 없으니 당신을 무기력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건 내게 주어지는 매일의 삶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다. 

인생을 빨리 감기로 마구마구 스킵해버린 아담 샌들러의 관점으로 삶을 볼 것인지, 다 늙어 죽기 전 삶을 되돌아본 아담 샌들러의 관점이 될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일상은 지루하고 괴롭다. 더러운 꼴도 봐야 하고 보기 싫은 사람에게 하기 싫은 말도 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해서 다 버텨낸뒤, 내 가족과 여자 친구에게 맛있는 밥 한 끼를 사줄 수 있다면 그런 거 더 많이 할 수 있고, 더 하고 싶다. 나만 그런게 아닐텐데?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떠올려라. 세상 모든 것을 다 줘도 부족함을 느낄것 같은 마음이 당신에게 있다.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그 꿈은 생각하지 못한 때에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온다.

간혹 운이 좋은 사람들이 무조건 쉽게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 하겠지만, 그 운이 스스로에게 오기까지 버텨낼 수 있었던 사람들만이 그 운을 캐치 한거다. 

당신이 간절히 바라며 무언가를 얻거나, 어딘가로 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요즘은 그마저도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니까. 


때로는 무기력해도 좋다. 그게 죄도 아닌데 뭐 어떻나. 사는 게 원래 그렇다. 직장인들이 손목이나 허리 통증을 안고 사는 것처럼 우리 나이 또래들이 가진 고질병 비슷한 것일 뿐이다.

대신 무기력이 당신을 덮칠 때쯤, 당신이 사랑해야 할 사람들을 한번 더 생각하자. 

그리고 조금은 그 무기력을 훌훌 털어낼 소소한 시도들을 해보자. 혼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예쁜 구절이 가득 담긴 책을 읽자. 아니면 보기 힘들었던 좋은 사람들을 일부러 찾아가서 이야기하자.

말로는 못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손짓과 표정으로 사랑을 표현하자.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들을 위해 기도하자. 당신이 기도하기 위해 모은 두 손은 세상을 번쩍 들 수 있을 만큼의 힘이 있다.

무기력 따윈 문제가 아니다. 당신은 누구도 하지 못한 일들을 "이미"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들을 그만큼이나 사랑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지구 상에 당신밖에 없다.


강아지에게는 주인이라는 세상이 전부이듯, 당신에게는 연인 친구 가족이라는 세상이 전부나 마찬가지다. 

필요한일 을 해야할 이유를 분명히 하고 자주 상기하자. 그리고 그걸로 극복하는 거다. 


무기력은 자의가 아니지만, 벗어나는 회복 속도는 자의로 선택이 가능하다.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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