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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터뷸런스 Jun 24. 2018

네 것은 네 것, 내것은 내 것.

나에게 허락된 도착지가 정해져 있으면 그곳에 가는 최선의 길도 이미 정해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지나친 완벽을 기하는 태도와 조급함은

때로는 조금 돌아가기도 하고, 벗어나기도 했던 그 길들 가운데 발견한 아름다운 광경들의 의미를 보지 못하게 했다.

바로 그 순간들도 사랑해야만 했던 내 삶이라는 것을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많이는 아니지만 적당히 벌어서 사고 싶은 옷 정도는 고민 없이 사고, 

저녁이면 먹고 싶은 것을 사 먹는 정도가 삶을 윤택하게 하고 

나를 더 높은 곳으로 올려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들에 조금씩 가까워져 감을 느껴도, 기대했던 마음의 풍요로움은 나에게 선사되지 않았다.


과정에 대한 이해, 결과에 대한 미련, 선택에 대한 후회들이 눈덩이처럼 뭉쳐져 

마음을 괴롭힐 때마다 마음속에 물음표가 하나 떠올랐다.

나는 도대체 누구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걸었을까.

마치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 위에 내 발을 그대로 포개는 느낌으로 살지 않았을까.

조금도 비껴가거나 틀어짐 없이 "괜찮아 보이는" 타인의 삶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살려했던.


언론 매체든 SNS든 누군가가 살아간 삶의 고충과 같은 "과정"들이 노출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행복의 "결과"만 지속적으로 노출될 뿐. 그래서 결과에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니, 과정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우리의 관심사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그녀가 400만 원짜리 구찌 재킷을 입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을까? 보다

대체 무슨 정신머리로 저런 걸 사서 자랑을 할까 라는 삐딱한 마음가짐만 남지는 않았을까.


나의 발자취를 사랑한다는 것은, 내 자존감을 뭉갤 수도 있는 그 수많은 풍파 속에서도

고고함을 유지하는 것. 

수많은 화려한 것들 앞에서 어느 정도는 초연해지고, 상당 수준의 고상함을 유지하는 것.

그가 벤츠를 뽑았다며 올린 사진에도 순수한 마음에서 대단하다고 칭찬해줄 수 있는 넉넉함을 갖는 것.

정작 나는 돈이 늘 부족해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편의점에서 1+1 음료수를 사서 집에 걸어가고 있더라도 

그것조차도 감사한 마음으로 웃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것. 


이런 것들이 쉽지는 않지만, 내 삶도 또 하나의 방식임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안착되는 것은 아닐까.


그의 삶이 메타세콰이어 같은 거대한 나무이고, 나는 이름 없는 묘목일지라도

부모님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자라왔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아내자. 


가을이 되어 열매를 맺어 사랑하는 이들에게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니까.

무엇을 위해, 무엇을 얻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찰. 세상에서 보고 느끼는 단어들의 참의미. 

이해. 각성. 통찰. 변화. 개선. 함양. 지향. 혁신. 내 것을 만들어 가기위한 내 일. 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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